ADHD 아이는 아침마다 소리를 질러요
주말마다 우리 부부의 아침을 깨우는 건 알람소리가 아니다.
바로 큰 아이의 이상한 괴성이다
"우루루루로"
"왓더헥"
"푸슈 푸슈"
아침이면 아이의 증상은 심해진다.
아마 체력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흥분상태가 최고조에 다다르는 것 같다.
약을 먹고 진정을 시키기 전까지 아이는 큰 소리로 이상한 소리를 내거나 말을 쉬지 않고 한다.
정말 입을 한시도 쉬지 않는다는 말이 맞다.
책을 읽을 때도 공부를 할 때도 아이의 입은 쉬지 않는다.
마치 랩을 하는 흑인 래퍼를 보는 것 같다.
처음에는 아이의 이런 증상이 어린 아이라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둘째 아이는 아침에도 조용하다.
더욱이, 이제 큰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그런데 이런 증상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런 것들을 보며 이것이 ADHD 증상 중 하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은 아이에게 "우리 연습을 한번 해보자. 조용히 책을 읽어볼까"라는 식의 이야기를 해본다.
한편으로는 가슴이 먹먹하기도 하다.
정말 똑똑한 아이인데, 왜 저런 걸 가지고 태어나서....
이런 생각이 자주 든다.
아이가 다니는 병원의 의사도 별로다
한국에 와서 새로 다니는 병원의 의사는 이전 다니던 병원의 의사보다 성의가 없어 보인다.
2주에 한 번씩 가는데 '아직 아이가 ADHD가 있으니 약 계속 드세요'라는 말만 한다.
그걸 누가 모르나.
뭐가 좋아졌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등등을 듣고 싶은 거지
그런데도 병원을 바꾸지 못하는 것은 소아정신과 병원의 예약이 너무 힘들다.
그만큼 아픈 아이가 많다는 것이다.
하기야 요즘 대형학원에는 아이들이 학원수업을 받은 후 바로 갈 수 있는 소아정신과가 같이 있다지
그러니 진정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조차 진료를 받는 것이 쉽지 않다.
몇 년째 달라지는 게 없으니 이제 지친다
어제 내 아내가 내게 한 말이다
그 마음 나도 잘 안다.
나도 사실 지치거든...
조금이라도 뭔가 달라지는 게 보여야 하는데, 그게 안 보인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희망적인 건 아이가 한국에 돌아와서 학교생활만큼은 캐나다보다 좋아하는 것 같다.
아마 캐나다에서 많이 힘들었나 보다.
캐나다는 개인주의가 심해서 아마 아이가 한국인 특유의 정을 느끼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항상 정과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니까.
지쳐도 포기할 수 없으니
우리 부부는 또다시 아이에게 희망을 걸어본다.
언젠가 짠~하고 괜찮아진 아이를 상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