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The 다른 시선 #10】
리더십과 코칭, 조직 소통 분야에 몰두하며 강의와 코칭을 이어가다 보면 자연스레 책장엔 자기 계발서나 경영 서적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러다 문득 부담 없는 독서를 하고 싶을 때 가끔 소설을 읽는데 이번엔 양귀자 작가님의 소설 <모순>을 펼쳐 들었습니다.
이 소설은 주인공 안진진의 눈을 통해 극과 극의 삶을 사는 쌍둥이 엄마와 이모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 삶의 본질적인 모순'을 깊이 성찰하게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 모순적인 삶의 스토리에서 우리가 늘 고민하는 조직의 리더십, 소통에서 느끼는 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일의 모순_고통 속에서 찾는 존재 가치
'인간은 일을 하는 것부터 모순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때로는 고통스럽고, 때로는 현타(현실 자각 타임)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저의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의 성장을 온전히 돕는 코칭, 뜨거운 에너지를 쏟아내는 강의는 너무나 즐겁고 보람찹니다.
하지만 강의가 끝나면 온몸의 에너지가 방전되고, 완벽한 프로그램과 자료를 만들기 위한 치열한 준비 과정은 저를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스럽게 만들기도 한답니다ㅠㅠ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고 있는 걸까?'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이 맞을까?'
'궁극적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도 많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일을 놓지 못하는 건 일을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와 의미를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소설 속 이모처럼 모든 것이 평탄하고 풍요로울 때 오히려 공허함을 느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처럼, 인간은 결핍이나 고난 속에서 '해결하고 성취하는 과정'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내용이 제가 일을 마주하는 생각과 굉장히 비슷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리더십의 모순_최악의 선택을 해야 할 때
조직의 리더야말로 모순적인 상황에 놓일 때가 가장 많습니다.
특히 중대한 의사결정의 순간이 그렇죠.
모두를 만족시키는 결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고, 누군가는 손해를 보거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때가 매 순간 일어나게 마련입니다.
제가 과거 팀 리더였을 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려보니 '상사의 의사결정을 수용하면서도, 팀원들에게는 최선이라고 설득해야 했을 때'가 참 힘들었더라고요.
속으로는 '이 결정이 최선은 아닌데'라고 생각했지만 조직 전체의 논리와 목표를 위해 제 개인의 의견을 접어야 했죠.
그때는 상사에게 불만이 쌓였고, '왜 나만 상사 복이 없을까?'라는 생각에 지쳐갔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바로 그 모순적인 경험이 저를 성장시켰습니다.
상사의 입장과 모순적인 위치를 이해하게 되었고,
어쩔 수 없는 결정을 '어떻게 소통해야 팀원이 수용할까?'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과정도 저에게는 리더십 훈련과정이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갈등을 피하지 않고 직면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저의 리더십 근육이 단련되었습니다.
소통의 모순도 이와 연결됩니다.
리더의 말이 때로는 진심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진심을 전하는 것'을 넘어 '상대가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갈등과 고통을 피하려는 순간, 리더는 팀원과의 진정한 연결을 잃게 됩니다.
모순을 끌어안을 때, 삶은 확장된다
소설 <모순>의 주인공 안진진은 쌍둥이 엄마와 이모의 삶을 비교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삶의 어떤 교훈도
내 속에서 체험된 후가 아니면
절대 마음으로 들을 수 없다.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결국 인생은 모순의 연속이며, 우리가 그토록 피하려 했던 불행이나 고통이야말로 삶의 부피를 늘려주는 중요한 교훈을 가르쳐 줍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나만 운이 없고 힘들다'라고 생각하는 모순에 빠져 살고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리더의 삶이든 조직원의 삶이든 우리 모두는 크고 작은 모순들을 끌어안고 살아갑니다.
지금 고통과 고단함에 지쳐 있다면 잠시 멈춰 서서 내 삶과 조직 안의 모순들을 떠올려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모순을 부정하거나 회피하는 대신 '모순적인 상황 덕분에 내 삶은 더 발전할 것이다'라고 해석하며 한 걸음 나아갈 때,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하고 괜찮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