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병원 가는 게 이렇게 싫을까?

by 열정맥스

왜 이렇게 병원 가는 게 이렇게 싫을까?

자전거는 나에게 단순한 이동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15년째 함께해온 동반자 같은 존재랄까.


지난주 금요일, 퇴근 무렵부터 목에 느껴지던 미묘한 아픔이 시작이었다.


출근할 때만 해도 맑았던 하늘이 오후 늦은 시간이 되자 예고 없이 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자전거 없이는 집에 갈 수 없어.'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빗길을 달렸다.


집 앞에 도착했을 때 나는 영락없는 '물에 빠진 생쥐' 꼴이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딸아이가 반겨준다.


"아빠! 내가 상상했던 바로 그 모습이야!"


아이에게는 비에 젖은 아빠의 모습조차 일상의 한 장면이 되어버린 듯했다.


이상하게도 그 말이 위로가 되었다.


따뜻한 샤워 후, 금요 철야예배를 위해 다시 교회로 향해야 했다.


집에서 교회까지는 걸어서 30분, 자전거로는 15분 거리. 밖을 내다보니 이슬비 정도만 내리고 있어 자전거를 선택했다.


예배 시간 동안만큼은 모든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11시, 예배당 문을 나서는 순간 세상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자전거 자물쇠를 풀고 있는 내 모습을 보신 집사님들이 우산을 건네주셨다.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자전거라 어쩔 수 없네요. 마음 깊이 받겠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가족들이 잠들지 않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루 종일 두 번이나 비에 흠뻑 젖었더니, 목 아픔이 더욱 심해져 잠을 이루기 어려웠다.


토요일 아침, 다행히 견딜 만한 수준이어서 병원은 미뤘다.


일요일에도 컨디션이 괜찮아 보여 예배와 중창단 연습, 점심 약속까지 평소와 같은 일정을 소화하려 했다.


그런데 유년부 예배 중반쯤, 몸이 갑자기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이제 그만 쉬어야 해.'


일요일이라 문을 연 병원을 찾기 어려웠고, 남은 일정에 참석하시는 분들께 죄송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이렇게 병원 가는 게 이렇게 싫을까?'


아내는 계속해서 병원에 가보라고 권했지만, 묘하게 발걸음이 무거웠다.


아마도 '죽을 만큼 아픈 게 아니라서' 미루게 되는 건 아닐까 싶었다.


여러분도 혹시 나와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지 궁금하다.


이런 심리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우리가 때때로 자신의 건강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이야말로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소중한 토대가 아닐까. 작은 신호들을 놓치지 말고, 자신을 조금 더 아끼고 사랑하는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아픈 건 정말 나 혼자만으로도 충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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