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은 왜 성전 봉헌식에서 낭독될 시를 미리 지었을까?
'시편 30편' 감사의 기도
오늘 시편의 소제목은 (다윗의 시. 성전 봉헌식 때 부른 노래)이다. 성전 봉헌식이라고?
다윗이 성전을 짓고자 하는 마음을 품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를 타박하셨다. 혹자는 그 장면을 두고 하나님께서 다윗을 칭찬하셨다고 얘기하지만 박영선 목사님에 따르면 이는 꾸중하신 것이라 한다. (내 생각에도 그 설명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다윗이 아닌 그의 아들에게 성전을 건축하도록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삼하 7:7 내가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어느 곳으로 옮겨 다니든지 내 백성의 목자들인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어째서 나에게 백향목 성전을 지어주지 않느냐고 말한 적이 없다. 12 바로 그가 나를 위해 성전을 건축할 자이다. 그리고 나는 그의 나라가 영원히 지속되게 할 것이다.'
소제목에서 '다윗의 시'라고 적힌 걸로 보아 다윗이 지은시가 분명하다. 그런데 성전은 그의 아들 솔로몬이 건축했고 실제로 성전 봉헌식 때 불렸다고 적혀 있다. 다윗은 왜 성전 봉헌식에 지을 시를 미리 지었을까? 당시 숨겨진 장면들과 생각들은 무엇일까?
사무엘하를 보면 다윗은 온 이스라엘의 왕이 된 후 웃사의 타작마당에 있던 법궤를 여러 사건 끝에 마침내 자신의 궁에 있던 하나님의 성막으로 옮기게 된다. (여기서도 다윗이 하나님께 꾸지람 들은 장면이 나오지만 생략하겠다.) 그 후 백향목으로 만들어진 자신의 궁궐에 비해 낡고 초라한 하나님의 성막을 보고 [어떠한] 마음이 들어 성전을 짓고자 하였다. 그는 그때 [어떠한] 마음이었을까?
드라마에서 이런 장면을 본 기억이 난다. 크게 성공한 자녀가 시골집에 사시는 부모님을 서울 좋은 집으로 모시려고 하는데, 그의 부모님들은 "됐다"라고 하시면서 도리어 역정을 내시는 거다. 어쩌면 자녀는 부모님을 호강시켜 드리고자 하는 좋은 마음도 있었지만, 부모님께서 지나오신 고단한 삶에 대해서 별로 가치를 두지 않는 마음도 있지 않았을까?
다윗의 [그러한] 마음을 하나님께서는 꼬집으셨는지 모른다. 그리고 하나님 마음을 잘 알아들은 다윗은 겸손하게 아들 솔로몬이 성전을 잘 건축할 수 있도록 재료를 모아두고 기술자를 불러 모으며 배경으로서의 역할만 다했다. 그 마지막 준비가 바로 성전 봉헌식에서 낭독될 이 시를 지은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쩌면, 그 역시도 고단한 삶을 다 지나오고 나서, 인생의 말미에, 하나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 후에 말이다. 그래서일까? 시편 30편에는 다윗의 겸손이 묻어 나오는 것 같다.
'7 여호와여, 주께서 나에게 은혜를 베풀었을 때에는 나를 산처럼 굳게 세우셨는데 주의 얼굴을 가리셨을 때에는 내가 두려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