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무상ㅣ에서 '상'은 '떳떳하다'는 의미도 품고 있다

2026.1.27.作

by back배경ground

소년 시절도 지났고 청년 시절도 있었지
기억이 없으면 좋을 텐데 아직도 생생해
나도 모르는 새 시작된 중년이라는 시간
여기를 지나면 어디가 나오는지 알겠어

불쑥 떡잎 하나 올라와서 쑥쑥 자라났지
톡 하면 부러질 듯한 가지랑 잎이 나더니
그때 황홀했던 그 장면은 잊히지가 않네
꽃봉오리라 불리던 얼굴이 드러난 순간

뿌리에서 올라오는 씁쓸한 물을 마셔며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꽃잎을 펼쳐갔어
밑바닥은 흙냄새 풀풀 풍겼는지 몰라도
얼굴에서는 세상모르는 향내가 흘렀어

그 향내를 맡고서 벌도 찾고 나비도 찾고
그러다 맞이했던 꽃 인생의 클라이맥스
꽃다운 시절에 나 같은 씨앗을 맺은 거야
꽃 같은 나를 닮은 한 생명이 탄생한다니

아름다웠지 그래 정말 예뻤었던 것 같아
발걸음도 끊이지 않고 사진도 많이 찍고
꽃다운 나와 꽃이 될 너 기뻐해주는 이들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 같았던 그 시절

빳빳했던 꽃잎을 들고 있기가 힘들더라
생생했던 색깔도 살짝 흐리멍덩해지고
그러더니 바싹바싹 말라가고 떨어지대
그 시절은 내 꽃다움과 바꾼 것이었더라

그래 이제야 이해돼 인생무상이라는 말
'역시 그렇죠? 인생은 헛되고 덧없다는 것'
음, 그보다 내 인생에 떳떳한 건 없라고
나를 지워갈 수 있어서, 그게 제일 떳떳해


(4+16+16×4×7=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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