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경 울림 Oct 11. 2024

돌아가는 비행기의 수화물은 몇 kg일까?

'시편 1편' 복 있는 사람

'두고 보자는 사람치고 무서운 사람 없다.'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무슨 배경에서 나온 것일까? 어쨌든 누군가 두고 보자고 말하면 별로 영향력이 없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달리 생각해 보면 우리를 향한 경고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무덤덤한지를 꼬집는 것 같기도 하다.

3절에서 '악인들이 심판 날에 무사하지 못하고 죄인들이 의로운 자들 가운데 서지 못할 것이다.' 하고 말한다. 그러면 악인들은 심판 날이 온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일까? 알고는 있지만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심판 날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닥치는 죽음, 개인의 종말이다. 둘째는 흔히 기독교에서 말하는 우주의 운행이 종료되는 시점, 우주적 종말이다. 우주적 종말은 믿음의 문제이니 그렇다고 쳐도 개인의 종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자, 진지하게 스스로에게 묻는다.

"너는 너에게 죽음이 온다는 사실을 믿니?"

"응."

"크리스천으로서 죽음이 임했을 때 하나님의 심판이 있다는 사실도 믿고?"

"그럼."

"심판의 내용은 네가 얼마나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고 드러내며 살았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해?"

"그렇지."

"그럼 오늘 하루를 그렇게 살고 있겠구나?"

"..."

해외여행을 가면 여행 마지막 날에는 항상 가방 무게 확인을 한다. 싸면 엄청 싸서, 비싸면 덜 비싸서, 필요하면 필요해서, 필요 없으면 필요할 것 같아서 등 현지에서 사들인 물건들로 짐이 훌쩍 늘어나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수화물 무게 초과로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돈 더 내고 가져갈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

고 천상병 시인의 시처럼 이 세상에 소풍 온 나도 지금 신나게 물건들을 사모으는 중이다. 거의 모든 아이템들은 나와 우리 가족이 어떻게 하면 더 풍요롭게, 남들에게 꾸어줄지언정 아쉬운 소리는 하지 않도록 살기 위한 것들이다. 나, 우리 가족 조금 더 넓게는 처가, 본가 식구들, 결국 이게 내 삶의 전부이지 않은가.

잘못된 건 없다. 가족 중심적으로 사는 것, 요즘 시대가 바라는 남편상이 아닌가. 그런데 예수님께서 가시는 길은 어디일까? 내 마음 그리스도의 집이라는 책처럼 우리 집에만 계실까?

성경은 하나님을 이런 분이라고 이야기한다.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는... 사람을 외모로 보지 아니하시며 뇌물을 받지 아니하시고,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정의를 행하시며 나그네를 사랑하여 그에게 떡과 옷을 주시나니 (신 10:17~18)'

그리고 예수님께서도 분명히 언급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마태복음 25:45).

가족을 위해서 덜 쓰고 모으고 열심히 사는 것 오케이! 하지만 내 삶이 지향하는 바는 나와 우리 가족에게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고아, 과부, 나그네 적어도 셋 중 어느 하나로 내가 이곳 여행지에서 쌓아놓은 물건들이 전해져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돌아갈 여행가방 준비하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