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분노한다. 난 그렇게 믿는다.
'시편 10편' 악인들을 심판해 달라는 기도
다윗도 고민했구나. '5 그런데도 그들은 하는 일마다 성공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면서 그 대적들을 비웃고 있습니다.' 다윗처럼 나도 너무 고민스럽다.
이 땅에는 이 땅의 질서가 있다. 그 질서는 자본주의, 시장경쟁 등 여러 정치, 경제학 이론들로 대변되는 것 같기도 하다. 세상의 복을 부와 명예와 권력으로 집약한다면, 이러한 복은 이 땅의 질서를 더 잘 이해하고 기민하게 대처하며 스스로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이 차지하는 게 맞다. 그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땅에서 살지만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나는 때때로 이율배반적인 기대를 품는다. "하나님, 제가 하나님을 잘 믿으려고 노력하니 제게 이 세상에서 복을 좀 내려주시면 안 될까요?" 하지만 하나님 나라는 취직하는 곳이 아니다. 하나님을 잘 믿는다고 해서 그에 상응하는 보상 그리고 때때로 보너스를 기대하는 곳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현실에는 이러한 이율배반적 기대를 넘어서서 자신의 실제 삶으로 승화시킨 분들이 계신다. 2019년 12월 12일 고 전두환 씨 및 그 일당들과 함께 식사를 하던 극동방송 이사장님, 초대형교회를 일구고 그와 함께 자신의 부도 일구면서 그 부를 자녀에게 전가하고자 교회법을 쥐락펴락 하는 몇몇 목사님들, 교회 내에서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목사직과 직위를 유지하는 몇몇 목사님들...
나는 분노한다. 기독교 학교에서 성경을 가르치기를 원하고 동성애 합법화의 흐름을 막기 원하는 교계의 마음 십분 이해하고 동의하나, 세상이 기독교에 먼저 요구하는 점은 세상을 정결케 하기 이전에 스스로 먼저 깨끗하라는 것 아닐까? 수신제가치국평천하처럼... 난 그렇게 믿는다.
스스로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표명하면서 철저하게 이 땅의 질서를 따르고 이 땅의 복을 떵떵거리며 누리는 사람들, 사탄 입장에서 이처럼 바람직한 상황이 있을 수 없으니 이런 상황이 발생하고 저런 분들이 나타나게 되는 메커니즘을 잘 알겠다.
허나 이들로 인해서 우리나라 기독교의 이미지가, 아니 이미지뿐만 아니라 실체가 얼마나 추락하였나? 이제는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교회로 인해 그 뒷감당을 고스란히 우리 자녀들이 감수해야 하는데, 어째서 하나님께서는 이들을 그냥 이대로 두시는 것일까? 너무나 답답한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문득, 하나님께서는 전 역사 속에서, 전 세계에서 이런 기대 이하의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목격하셨을까 싶다. 그때 타락하는 성도들을 보셨던 것 처럼 지금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들을 지켜보고 계시겠지. 나는 우리나라 국민으로 우리나라가 계속 잘 됐으면 좋겠지만, 하나님의 구원 계획 속에서 우리나라가 언제가 쇠퇴하는 역할을 맡은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