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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팁 17가지

아주 사소하고 개인적인

by 파타과니아

감사하게도 최근 구독자와 조회수가 많이 늘었습니다. 5년 한 거 치고는 아쉬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플랫폼에 많이 적응한 거 같아 부족하지만 경험과 팁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자기소개

회사원. 에디터. 주부. 한 단어만 적혀있으면 애매합니다. 독자로서는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할 건데, 의문부터 들기 마련입니다.


최근 자기소개를 대폭 수정한 것도, 글이 늘고 유입이 늘면서 독자가 봤을 때 어떤 사람인지 한눈에 들어오게 해야겠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출간 작가면 출간한 책을. 회사원이라면 간단한 이력을. 정 할 게 없다면 재미있는 에피소드라도 짧게 적어주면 독자는 이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대충은 인지하고 글을 클릭할 마음을 먹게 됩니다.

2. 에세이 / 커리어

브런치가 일기장이라는 댓글이 달린 적 있습니다. 문득 궁금해서 브런치를 PC와 모바일로 둘러봤습니다. 에세이가 대다수였습니다. 수상작이라는 작품들도 에세이가 과반입니다. 작가라는 타이틀이 있어선지 독자들이 기대하는 게 전문적인 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브런치 플랫폼이 밀어주는 것도, 수상 받은 작품도 다 에세이입니다. 그게 아니면 가끔 커리어. 전문성 있는 글이죠.


독자 분석을 해보신 작가님들이 있을까요. 보통 독자가 2040 여성입니다. 2040 여성이 좋아하는 글들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왜 에세이나, 여성을 주제로 하는 글이 많은지 아실 겁니다.


저는 굳이 여성을 타깃으로 하지도 않고, 불편한 이야기도 많이 하는데 왜 주 독자가 여성인지 모르겠습니다.


3. 감정 빼기

그래 역시 에세이지. 하면서 글을 적으려고 하신다면 이건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감정이 넘치는 글들은 보기가 힘듭니다. 저도 처음엔 배설욕으로 글을 시작해서인지 감정이 넘쳤습니다. 그 글들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좋은 글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보기 불편한 글이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에세이는 작가의 경험과 개성이 살아있으면서도, 읽기 편안해야 합니다. 정말 감정이 넘치는 글들은 일기장에 적는 걸 추천합니다. 아니면 일단 적고, 그다음 날 다시 보고 발행 취소를 해도 좋겠죠.


저도 그래서 해고당한 당일에는 소주 2병 정도 마시고 일단 자고, 그다음 날에 적기 시작했습니다.

4. 브런치 북 강세

브런치를 둘러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개편 후에 오랜만에 쭉 둘러봤습니다.


감이 오시나요?


하나는 알겠습니다.


브런치 북을 엄청 밀어준다는 것

글 10개 정도 되면 바로 브런치 북으로 바꾸는 걸 추천드립니다.


하루 수 만 개의 글에서 에디터 픽이나 인기 글에 노출되기 VS 브런치 북 내에서 노출되기


5. 제목에 넘버링 붙이지 말기. 바로 알 수 있도록

제목에 넘버링을 붙이면, 혹은 너무 단순하면 독자들이 클릭 안 합니다. 혹은 브런치 에디터들이 클릭을 안 하겠죠. 예를 들어 무제 1. 10월 20일. 이런 것들요. 바로 예를 들어 드리겠습니다.


고시원 20일 차 VS 고시원의 닭가슴살은 어디로 갔을까


후자의 제목으로 하고, 도입부에서 "20일 차에 있던 일이다"이런 식으로 쓰면 되겠죠.


6. 이미지 넣기

기본입니다. 아니 기본은 아닌데, 이미지가 없다면 노출될 가능성이 적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글만 짧게 적었다가, 글이 길어져 그걸 구분하려고 아무 사진이나 넣었는데 그때부터 노출되기 시작했습니다.

거지같이 사진을 찍어도 노출시켜주긴 합니다

7. 답방/ 맞팔

브런치는 SNS는 아니라 상대의 기록을 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무지성으로 좋아요나 댓글을 다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아마 블로그의 맞팔 같은 느낌이겠죠. 저는 정말 재밌게 읽은 분들 것만 성심성의껏 댓글 달고 좋아요를 누르지만, 블로그나 인스타의 맞팔 선팔 느낌으로 해도 아무도 모릅니다. SNS가 아니니까요.


8. 댓글 달아주기

독자가 댓글을 다는데 답글을 안 다는 작가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예술병에 걸렸죠. 브런치의 특징은 전문작가와 아마추어 사이 작가들의 글을 볼 수 있는 곳.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전문작가는 독자들이 소통하기 어렵지만, 브런치 작가는 아니죠. 모바일 수다와 답글 놀이도 가능합니다. 아마추어와 전문 작가 사이의 적당한 전문성과 글솜씨. 친밀감. 그게 브런치 작가의 장점입니다.


9. 태그

모바일에서는 상대의 이름을 클릭하면, PC에서는 @를 입력하면 상대방을 태그할 수 있습니다. 알람으로는 "00님이 구안님을 언급했습니다"라고 뜹니다. 이게 없으면 댓글을 적어도 상대방이 알 수가 없습니다!


10. 연관 글 같이 걸기

저는 글이 재밌으면 다른 글들도 보지만, 보통 독자들은 그러지 않습니다. 괜찮네. 하고 나가죠. 독자들이 다른 글을 보려면 양옆으로 스와이프해야 하거나, 굳이 작가 이름을 클릭해 메인 작가 페이지로 가서, 스크롤해서 내려서, 글을 클릭해서 봐야 합니다. 독자가 가장 보기 편한 게 글을 연결시켜주는 것도 작가의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온라인 글쓰기의 장점이기도 하고요.


11. 퇴고하기

모든 초고는 쓰레기라고 합니다. 그런 거치고는 글 쓰는데 시간도 많이 안 걸리고, 많이 써내긴 하지만 최대한 퇴고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 이동 중이나, 약속 기다리는 중에 제 글을 켜서 뭔가 어색한 부분이나 오타가 없나 보려고 합니다. 전체 글이 좋아도 그런 디테일 하나에 실망할 수도 있으니까요.


12. 양옆 맞춤

예전 D사의 에디터를 했을 때 배운 건데, 글은 양옆 맞춤으로 통일합니다. 이건 선택이겠지만, 양옆 맞춤이 안 되어있으면 한 문장을 읽고 내려갈 때마다 어디는 튀어나와 있고, 어디는 들어가 있는 게 은근 신경 쓰입니다.


13. 브런치 기본 디자인 쓰기







이런 것들 쓰세요

이것도 있고요

이것도 있습니다
이런 것도 있고요

중간에 이미지라도 있으면 모르겠는데, 글만 있는 글이라면 독자 입장에서는 완독하기 싫어집니다. 영상에서의 편집처럼, 글에서도 약간의 변주를 줘서 편집해보세요.


14. 도입부

읽고 싶어지게 쓰세요. 아니면 글을 다 쓰고 하이라이트만 몇 줄 복사 붙여 넣기 해서 앞에 넣어도 됩니다. 유튜브와 똑같습니다.


15. 글 분류하기

매거진이나 브런치 북으로 글을 분류하세요. 하나의 글을 괜찮게 본 독자들이 다른 글들을 보려고 하는데, 구분 없이 발행되어 있으면 뭐부터 읽어야 할지 막막합니다. 연애 글을 보기 위해서 구독한 작가인데, 갑자기 다른 글은 음식 이야기라면 독자는 당황합니다.


16. 글 삭제하기

아픈 이야기지만, 글이 이백 개 삼백 개가 넘어가면 독자는 읽을 엄두가 안 납니다. 분류가 잘 되어있다고 해도 말이죠. 그리고 1년 전, 2년 전 글은 조회수가 하루에 0 나오는 날도 많습니다. 정성 들여 쓴 글인데, 누구도 보지 않고, 자리는 차지해서 독자들에게 허들은 높이고. 아픈 손가락이죠. 저는 잘랐습니다. 발행 취소하면 됩니다.


원래 글은 400개에 가까웠습니다. 앞으로도 글은 100~200개 사이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세네 개 쓰면, 한 두 개는 취소시키고 있습니다.


17. 맞춤법 검사는 기본

그런데 가끔 이상하게 수정하는 게 있어서, 완전히 믿으면 안 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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