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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말록 May 03. 2022

무소유 소유

때론 소유보다 무소유가 더 무섭다

무소유라는 것은 소유라는 것이 가능할 때만 성립하는 개념이다. 애초부터 소유가 불가능 하다면 무소유라는 말도 또한 성립이 안된다. 소유라는 말에는 소유하는 '나'라는 것이 전제 되어야만 가능한 개념이라서 정작 소유할 그 누군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소유와 무소유는 애초부터 공허한 소리다. 


우리가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을 소유 할 수 없는 것은 그것이 손에 닿지 않거나 붙들어 둘 수가 없어서가 아니다. 그 이전에 그 구름을 소유할 그 무엇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구름을 소유할 수 없는 것이다. 


무소유를 애써 고집하고 소유를 부정하는 것 자체가 이미 소유하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가정 속에 말려들어간 것임을 제대로 보면 굳이 무소유를 위해서 금욕을 하고 마음을 닦는 것이 공연한 짓임을 알게된다. 기왓장을 갈아 거울을 만들려는 노력은 헛되다. 물질을 탐하던 청렴의 가치로 살아가던 무소유는 정작 그런 것들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 무소유에 대한 집착은 소유의 집착과 하나도 다르지 않은 꿈속에 일일 뿐, 정작 봐야할 것은 언제나 우리가 굳건히 딛고 서있는 바로 지금의 '나'라는 개념이다. 


소유에 대한 집착 만큼 무소유에 대한 고집이 어찌보면 더 무섭다. 소유욕은 본능처럼 일어나지만 무소유는 그 껍데기 하나에 하나를 더 얹는 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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