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퇴근하는 길에 소갈비를 사 왔다. 뼈 무게 때문에 꽤 무거웠을 텐데 마트에서 장을 보고 차도 없이 용케도 가져왔다. 그러고 나서 갈비의 핏물을 제거하기 위해 하루 정도 찬물에 담가놓았다.
다음날 아내는 유튜브를 보며 이것저것 양념을 만들다 부족한 재료들이 있음을 발견했다. 전날 장을 이미 봤지만 다시 장을 보러 갔다. 나는 이번 주엔 처음이지만 아내는 두 번째인 셈이다. 빠진 재료로는 표고버섯과 갑자기 재고가 떨어진 흑설탕이 있었다. 이렇게 재료를 채워야만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었던 것이다. 갈비찜은 원래 정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요리이고 장을 두 번 볼만큼 정성도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시중에 갈비구이는 많아도 갈비찜을 파는 곳은 드물다. 돼지갈비야 넘치지만 소갈비는 더욱 드물다. 거기에 더해 한우 소갈비라면 귀한 존재이다. 아내는 본인 기억에 의하면 10여 년의 결혼 생활 동안 지금까지 2번의 소갈비찜과 2번의 뵈프 부르기뇽(프랑스 가정식 소갈비찜)을 했다고 한다. 햇수로 따지면 거의 3년에 한 번 먹은 셈이다. 오늘이 그 귀한 소갈비를 먹는 날일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리고 먹는 순간까지도 잘 인식하지 못했다. 오로지 아내가 먹은 횟수를 이야기하자 이 소갈비찜의 소중함을 가까스로 알아차린 셈이다.
소갈비는 압력솥 속에서 졸여지고 수분이 날아가 요리가 끝나고 보면 한 접시 음식이 되어 있었다. 주인공인 소고기보다 뼈와 표고버섯이 더 도드라진 모습이다. 줄어든 크기만큼 먹는 시간은 더욱 짧았다. 고작 20분도 안 되는 시간에 다른 음식을 곁들인 저녁식사가 끝났다. 허무하게 뼈와 당근 몇 조각이 남았다.
아내가 소갈비찜을 하는 날이 같이 사는 시간 동안 몇 번이 남아 있을까? 3년에 한 번 먹는 요리인지라 잊어버리고 다음 식탁에 오른 소갈비찜에게도 아무렇지 않게 한 끼의 식사로 치부할까? 그때 나에게는 얼마나 많은 흰머리와 주름이 늘어나 있을까? 혹은 이제 고기는 소화하기 어려운 체질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4번째 소갈비에서는 주방 보조 역할을 했다. 5번째 요리에서는 수 셰프(부주방장) 정도로 역할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소갈비는 내 몫이 될지도 모르지만 3년의 한 번 정도라면 나쁘지 않은 노고이다.
앞으로도 소갈비라는 만찬의 메인 디시는 내 삶의 영광의 순간에 찾아온 것이 아니라 이렇게 글을 남기기도 쑥스러운 평범한 날에 불현듯 식탁에 나오길 바란다. 그래야 크게 다를 바 없는 하루의 소중함과 아내의 노고를 새삼스럽게 반추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