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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hemata mathemata Jun 10. 2023

정신분석학 입문, 프로이트

프로이트의 일반인 대상 공개 강연을 모은 책으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판 출사표라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신경증(노이로제) 환자를 종전에 정신과 의사의 유전적 원인론에 국한하여 본 것에 반하여, 환자의 무의식을 해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다고 의사인 프로이트가 유전적 원인을 무시한 것은 아니다. 그는 해부학과 조직학의 비유를 들며, 상호보완적인 관계임을 내세운다. 프로이트는 브로이어 아래서 최면 기술을 환자에 적용했으나 그것의 한계(논리적 인과가 없고 환자의 개별적 특성에 의존)를 체감하고 정신분석학이라는 학문의 기틀을 세운다. 성(sex)을 인간의 주된 욕동(리비도)이 자 무의식의 해석 도구로 제시하였는데, 이 지점에서 프로이트의 오해가 발생하곤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아들러, 융(MBTI의 아버지) 등 많은 정신분석 연구자들과 결별했지만, 리비도뿐만 아니라 자기 보존 욕구 역시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건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근래 들어 뇌과학이 발달되면서 정신분석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뇌스캔을 통해, 혹은 정교한 화학물질 분석으로 인간이 해석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프로이트가 지적한 것처럼 이는 유전학 내지 골상학의 연장선상에 불과하다. 비유를 하자면 인공지능 테스트(튜링 테스트)에 대한 역설인 중국어 방 문제(the chinese room)*처럼 우리가 뇌의 작동 방식을 완전히 안다고 하여 우리가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 문답이 완벽하게 이루어져도 참가자의 중국어 이해 여부를 알 수 없듯, 기계가 튜링 테스트를 거치더라도 그것이 '지능'인지 '모방'인지는 알 수 없다는 주장


인간을 유아기부터 성적 도착자(구순-항문-남근으로 이어지는 변태적 성욕 충족)로 보고, 동성애자(자기 성애-자기애-동성애-이성애, 자기 신체를 먼저 사랑하는데, 나는 '동성' 아닌가!)로 본 점은 당대에는 커다란 충격과 반향이었을 것이다. 여성 히스테리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 정신분석의 시작이었고, 당대에 억압받은 그녀들을 먼저 이해한 것 역시 프로이트이다. 따라서 여아의 남근 선망 등의 이론을 제시했다고 쇼비니스트(남성우월주의자)라고 불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프로이트는 정신증*, 신경증 중 나르시시즘, 편집성 성격장애는 정신분석이 잘 들어맞지 않는다고 한계를 인정하는 대인배적 면모를 보인다. 한편 본인 진료실 방문하는 환자들 중 상당수가 문을 잘 안 닫는데, 무의식적으로 손님이 없는 초라한 프로이트를 무시해서라고 일부러 고압적으로 문을 닫게 명령하며 진료를 시작한다고 하는데, 인간미가 느껴지기도 했다. 

* (조발성) 치매, 조현병(정신분열증) 등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증상


정신분석(인간은 무의식의 산물)이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다윈의 진화론에 맞먹는 마인드블로잉(mind-blowing)한 업적이라고 스스로 천명했는데, 그의 예언은 사실이 되었다. 미래를 가장 잘 예측하는 것은 만드는 것*이라는 격언은 틀리지 않았음이 입증된 셈이다.

* “The Best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Create it.” – P. Drucker & A. Lincoln.


운전 중에 신호 대기 중에 정지차선에서 옆 차 조수석에 개가 머리를 빼꼼히 내놓은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 개는 무슨 생각을 하며 밖을 쳐다볼까?" 의문을 표한 적이 있다. 인간은 의식 역시 그와 같은 것 아닐까? 사실은 잠깐 내다본 개의 차창 밖 시선처럼 의식을 너무 과대평가했으니 말이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인간은 의식적으로 행동하는 경우에 실수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 이를테면 이연복 셰프도 방송 첫 출연 때 손을 다쳤다!


사족을 붙이자면 무의식에 대한 해석은 프로이트의 후계자를 자청한 라캉에 의해 다시 재해석*된다. 

 * 무의식은 언어로 구조화되어 있다. 아래 링크 참조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power2people&logNo=150074227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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