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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lisopher Sep 21. 2019

서산 마애 삼존상 앞에서

얼마나 더 바라고 기도해야 하나




아침 일찍 충남 서산시에 있는 국보 84호 마애 삼존상을 보러 다.


부드러운 미소를 간직한 제화 갈라 보살입상, 천진난만한 소년의 미소를 품은 미륵반가사유상은 백제 특유의 자비로움과 여유를 느끼게 해 준다.  -안내문 일부-


佛者는 아니지만 성스런 분위기에 심취한 나머지 합장을 하며 곧 시작할 수업과 경찰 후보생을 위해, 아울러 혼란한 마음을 씻기 위한 기도를 드렸다.


마침 삼존상 앞에서 스님 한분이 사람들의 이름과 사연을 일일이 읊으며 복을 기원하고 있었다. 스님의 운율이 어찌나 구성진지 눈이 떠지고 귀가 자연스레 쫑긋해졌다.


중생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계신 스님 (c)대파경


얼핏 들어 수십 분간 쉴 새 없이 명단을 넘기고 계셨으니 수백 명은 족히 넘지 싶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서로 다른 만큼이나 사연도 각기 다를 텐데도 복을 바라는 내용은 천편일률..


공무원ㆍ수능 합격, 사업 번창, 가족 건강


*


여기ㆍ저기ㆍ이 종교ㆍ저 종교에서 우리의 행복과 평화로운 삶을 기원하는데, 왜 이 땅은 근심, 괴로움과 빈곤의 눈물이 마를 날이 없을까... 앞으로 얼마나 더 바라고 기도해야 할까..


에라.. 모르겠다. 구경이나  가자.


ㆍ대한민국 파출소 경관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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