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polisopher
Oct 15. 2019
에프엑스의 설리가 세상을 떠났다.
남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아름다운 그녀가 왜 삶을 저버렸을까. 그 원인이라는 우울증의 극단적 공격성에 혀를 차 보지만 아무래도 그녀는 떠밀린 것 같다.
이 사회의 극단에 놓여 있는 이들 중 한쪽은 가졌고, 한쪽은 못 가졌다고 생각한다. 이는 삶을 누리는 스타일에 분명한 선을 긋는다. 풍요ㆍ안락 유무는 그 잣대가 된다.
양극단이든 중간에 있든 가진 것에 따라 누리는 방식은 달라도 사람을 대하는 마음은 하나가 되었다. '도구ㆍ사물화'다. 낯설지 않게 된 이런 시각으로 뻔뻔하게 서로를 인정한다.
말하자면 가진 자는 갖지 않은 자를 비난하고, 갖지 않은 자는 가진 자를 비난하는 게 지난날의 대결 구도였다면 이 시대는 마침내 '적대감과 소외의 평등'을 이뤄냈다.
나와 삶의 방식이 다른 사람과는 섞이지 않으면 그만이다. 허나 나와 생각과 가치가 다르면 증오의 대상이 된다. 전자가 후자의 토대가 되기도 하지만 이제 그딴 경계는 소용없다.
이유는 없다. 특별한 동기도 없다. 꼴 보기 싫으면 누구든 저주받아야 하고 죽어도 싸다. 그런 식으로 SNS로 상대를 찌른다. '소외의 평등'이 젊고 아름다운 존재를 오늘 밟았다.
ㆍ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ㆍ
■ 표지 사진 = 뉴스 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