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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lisopher Apr 16. 2020

나의 인지부조화가 그렇게 말하는 걸?

경찰 고위직 출신의 21대 국회의원 당선과 낙선




여야 가릴 것 없이 경찰 고위직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진 선이었다고 본다. 그들이 경찰에서 어떤 활동을 했고 언론과 경쟁자들 그리고 유권자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아있든 그들은 평가를 받았다.



이들 중 초선으로 당선된 두 명과 낙선한 한 명의 인물을 기억한다. 그들과 각별한 관계는 아니었다. 같은 제복을 입고 있었다는 것 빼고 그들 모두 나와는 다른 경로로 경찰이 되었고 우연이라도 서로 지나치기 어려운 곳에 있었다.



당선된 A는 조직 안팎으로 상당한 유명세를 떨친 인물이다. 먼발치에서 아주 가끔은 지근거리에서 지켜보았던 A는 북한산 바위처럼 거칠고 단단해 보였다. 권력분산, 민주주의 이념을 찬양했던 그의 특기는 검경 수사권 앞에 몸 투척하기였다. 고약한 놈 한 녀석만 팼던 그가 입법가가 되었다는 건 국민 입장에서는 다행인 셈이다.



당선된 B는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로 서툴지만 기타를 들고 동료들 앞에서 노래도 불러주던 낭만파다. 글쓰기를 좋아했던 그는 시집도 냈고 재미는 없지만 한 장짜리 소식지를 끊임없이 쓰고 나누는데 퇴직 전까지 미루지 않았다.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악명 높은 감찰개혁을 두고 현장과 머리를 맞댔던 그, 일선과 신뢰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데서 A와 박빙이다.



낙선한 C 또한 원칙주의자로 이름을 떨쳤다. 일단 그의 인상도 B만큼 온화하다. 먼발치의 나 역시 그리 생각했다. 그래서 많이 이들이 이벤트 주의자라고 수군거릴 때도 아니라 우겼다. 하지만 몇 걸음 다가가려 했을 때 그가 내린 셔터에 막혔다. 나아가 너희는 나의 아바타가 되어야 한다는 말에서 영혼은 털리고 만다. 그의 핏발 서린 눈동자를 본 것도 그때였다. 그에 대한 환상은 그렇게 날아갔다.



A와 B는 당선될만한 인물이다. 그들은 먼데부터 가까운 데까지 한결같은 생각으로 현장 경관과 함께 했기 때문이다. C는 낙선할만한 인물이다. 먼 곳과 가까운 곳에서 각각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 나의 인지부조화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ㆍ대한민국 파출소 경관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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