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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lisopher Jan 11. 2019

경찰 리더, 당신은 자유로운 사람인가.



한솥밥을 먹는 이들을 어디론가 이끄는 자를 리더라 할 수 있다면 경찰의 리더*는 동료들을 어디로 이끌고 있는 것일까. 방향은 명확하다. 수사경찰은 범인을 잡아 정의를 실현하고, 지역경찰은 범죄를 예방하여 시민의 평온한 일상을 도와야한다. 다시말해 범인을 잘 잡고 범죄예방을 열심히 하는 것이 경찰의 역할이고, 리더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돕는 자다. 경찰의 존재 목적을 나타낼 때 빠뜨릴 수 없는 저 의미들은 디테일에는 약하지만 경찰역할을 포괄하는 말로는 그럴싸하다.


지금까지 경찰 리더는 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크게 두 개의 것들을 주어왔는데 하나는 '이익주기' 하나는 '불이익주기'다. 맘에 들면 포상을, 맘에 들지 않으면 망신을 주는 식이었다. '주기'는 마침내는 조직전반에 '불안감주기'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방법은 간단하여 특별한 교육이 필요 없었다. 집ㆍ학교ㆍ군대에서 배운대로하고ㆍ받고ㆍ대물림하면 그만이었다.


나는 이러한 행태를 권위에 의한 폭력이라말하고 싶다. 즉 폭력의 리더십이 오늘날 경찰 사회를 지배해왔던 것이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폭력으로 실적을 쌓고, 폭력으로 비인간적 근무환경을 버티고, 폭력으로 국민의 경찰을 해왔다. 대물림된 폭력은 반말ㆍ불공정인사ㆍ표적감찰같은 부조리를 조직논리로 정당화 하더니 정의 관념을 크게 왜곡시켰다.


이렇듯 폭력의 리더십으로 수십년 보낸 경찰은 군대 보다도 15년 가량 늦은 지금 '리더십' 논의에 이제 막 입술을 뗐다. 따라서 어떤 리더가 경찰 리더인지 개념 정립이 명확하지 않으며 어떤 방향을 제시해야하는지도 충분치 않다. 이 시점에서 경찰이 평가할 수 있는 리더십은 무엇일까. 요컨대 폭력을 거부하는, 이것을 적폐로 삼는 리더십이지 않을까.


여러번 밝힌 적이 있지만 '경찰의 폭력성'은 '계급'이 잉태하거나 더욱 성장시킨다. 경찰이 되기 전과 지금의 자신을 보라.여기에 절망적이며 처참한데다 난폭하고 위험천만한 현장은 그것들이 뿌리내리도록 영양가 높은 거름이 되어준다. 따라서 리더는 첫째, 폭력의 원인인 계급의 허상을 폭로하고 맞서야 하며, 둘째, 저 기름진 거름더미를 말끔히 치워야한다.


그렇다면 경찰 리더가 품어야할 비전이나 덕목은 드러난 셈이다. 그야말로 사람이 중심이 되는 '자유로운 사람되기'다. 칸트式 자유는 인간 존재의 존엄을, 루소는 평등을, 밀은 표현의 자유를 말한다. 자유는 곧 자신의 노예성에서 벗어나기다.* 자유를 사랑하는 리더가 예방경찰이라면 국민 앞에 따뜻한 경찰이 된다. 수사경찰이라면 정의로운 경찰이 된다. 따뜻하고 정의로운 리더가 조직의 토대가 된다면 '계급'이 경찰을 왜곡하거나 경찰 개인의 영혼을 파괴하는 일은 없어진다. 마무리 짓자면 자유로운 경찰이 조직을 지배한다면 창경 이래 '원리와 행위' 사이에 모순없는, 온전한 경찰이 되는 것이다.


ㆍㆍㆍkantrolㆍㆍㆍ


*경찰은 기본적으로 리더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두손 모아 경찰만을 본다. 경찰은 어찌되었든 해결을 향해 끌고 갈수밖에 없는 운명, 즉 천생 리더인 셈이다.


**영감을 준 자료

ㆍ임마누엘 칸트 : 실천이성비판ㆍ도덕형이상학 기초놓기

ㆍ장 자크 루소 : 인간 불평등 기원론

ㆍ존 스튜어트 밀 : 자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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