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디한 브런치를 만날 수 있는 곳, LEES CAFE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은 대표적인 한국 식품회사의 광고 카피라이팅이다. 밥심이라는 단어가 있을 만큼 쌀밥에서 나오는 탄수화물, 그 에너지는 어쩌면 우리 한국인들을 오늘날까지 근면성실하게 이끌어 온 동력일지도 모른다.
특히, 아침밥을 든든하게 먹어야 집중이 잘 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입증이 되었으니 과거 어른들의 말씀이 맞다는 것 또한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MZ, Gen Z, 알파세대에게 밥심은 살짝 멀어진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아니 밀레니엄세대이자 Z세대의 시작점에 있는 나 조차도 대학생 때부터는 아침밥을 전혀 먹지 않는 삶을 살아왔다.
(생각해 보면 수능을 보기 전까지 아침밥을 매일 챙겨주셨던 어머니께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 맥락과 이어 보면 한국의 식문화에서 브런치라는 단어의 정의가 내려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브런치(Brunch)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아침 겸 점심으로 먹는 오전 식사’로 영문의 Breakfast와 Lunch의 합성어인데 어원이 참 재미있다.
미국의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점심시간을 제공하지 않는 자율근무제로 근무 스케줄을 유동적으로 조절한다고 한다. 그래서 점심을 2시에 먹기도 하고 혼자 먹는 것은 매우 일반적이다. 특히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매우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시간이 돈이라는 그야말로 자본주의의 전쟁터에서 근무하다 보니 점심을 먹는 시간도 아까웠고 그러다 보니 점심시간에 거래처와 비즈니스 미팅을 하거나 혹은 생산성 있는 누군가와의 시간을 보내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11시경 점심을 대체하는 식사 문화가 생겼고 커피와 간단한 베이커리가 곁들여진 브런치 문화가 태동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편으로는 주일(일요일)의 아침에 점심 식사를 조금 빠르게 하는 것에 그 유래가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우리나라의 브런치 문화는 젊은 세대들의 ‘아점’과 그 결을 같이 한다. 쉽게 말해서 주말에 늦게 일어나서 빠른 점심을 먹으며 아침도, 점심도 아닌 어떠한 식사를 편안하고 맛있는 것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브런치는 미국의 그것처럼 샌드위치나 베이컨, 스크램블 에그, 에그 베네딕트 등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파스타, 피자 등 다양한 버전으로 발전하였고 메뉴가 브런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식당의 분위기나 무드가 브런치를 취급하는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 같다.
내가 생각했을 때 현시점 가장 트렌디한 브런치 카페를 소개해보려 한다. 바로 여의도에 위치한 리스카페(Lees Cafe)이다.
* Lees Cafe 리스카페
-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39 브라이튼 1층
- 10:00~21:00, 라스트 오더 20:0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금, 토, 일 X)
- 홈메이드 클램 차우더 15.0
- 리스 미트볼 23.0
- 카페 라자냐 23.0
- 쉬림프 보드카 마카로니 22.0
판교에서 이미 너무 유명한 리스카페가 여의도에 생겨서 다녀왔다.
메뉴가 간결해서 ‘우리 이런 거 잘해, 원하는 거 뭐든 골라봐, 근데 우린 구구절절 이것저것 하지 않고 진짜 맛있는 거만 있어 ‘라는 느낌을 받았다.
클램 차우더 수프와 라자냐, 쉬림프 보드카 마카로니 파스타를 주문했다.
깔끔하게 서비스되는 기본 세팅이다.
클램 차우더 수프는 감칠맛이 정말 뛰어났고 글을 쓰려 기억을 되뇌이는 지금도 생각나는 맛이다. 백합 조개의 감칠맛이 환상적이었다.
빵에 찍어먹기에 너무 좋은 밸런스였다.
쉬림프 보드카 마카로니는 이 날 나의 원픽이었다.
새우 특유의 비스크 풍미와 동시에 마카로니면의 적절한 익힘이 소스와 너무 잘 어우러졌고 리가토니 면보다 컸던 마카로니 면이 오히려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함께 방문한 아내의 원 픽, 라자냐.
라자냐는 치즈를 구운 풍미가 더해져 새콤한 소스와 밸런스가 매우 뛰어났다. 아내가 맛있다고 극찬을 하면서 엄청 많이 먹었다.
개인적으로 리스카페는 미국식 감성의 이탈리안 캐주얼 다이닝을 지향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이 말이 맞는지 아닌지가 중요하다기보다 미국식 이탈리안이라고 내가 느낀 이유가 현시점에서 브런치라고 생각하는 그 추상적 개념과 의미가 유사하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가 브런치 맛있는 곳 추천해 줘라고 한다면 요즘에 가장 좋을 만한 곳이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은 여의도 리스 카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