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길
유튜브에서 쇼츠를 보다가 우연히도 "my way"라는 노래를 bgm으로 듣게 되었다. 어떤 가사였는지 기억이 흐려서 정말 오랜만에 가사를 찾아서 처음부터 다시 들었다. 어떻게 보면 글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매개체가 음악이 많은 것 같다.
뭐 아무튼, 이 노래는 화자가 인생을 살면서 느낀 점을 담은 노래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기쁨과, 때로는 후회와, 또 때로는 좌절을 겪으면서 느꼈던 일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느꼈던 건 그 모든 걸 자신의 방식대로 했다는 것. 자신감이었을까? 아니면 그 어떤 다른 무엇이었을까? 문득 이 노래를 통해 내가 살아왔던 방식을 고찰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나는 세상에 맞추며 사는 법을 그리 잘 배우지 못했다. 아니, 더 정확히는 굳이 세상에 맞추며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나를 맞추면 편해진다는 걸 머리로는 알았지만, 불편하거나 잡음이 있더라도 그 자체로 그냥 하나의 삶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운이 좋게도 주변에 훌륭하신 분들이 많으셔서 내가 맞추지 않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누군가는 그것을 고집이라 했고, 누군가는 세상을 모르는 순진함이라 했다.
하지만 프랭크 시나트라는 다르게 얘기하는 것 같았다. 인생 경험이 많은 한 명의 어른으로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난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살아왔고, 그게 옳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후회도 조금 있었지만, 나는 내 방식대로 살아왔다.” 이처럼 담담하면서도 당당한 문장이 있을까. 스스로의 인생을 요약하는 데 이보다 정직한 말이 있을까. 그의 목소리에는 승자의 자만도, 패자의 변명도 없고 그저 조용한 책임감이 있었다. 화려하지도 뻔뻔하지도 않은 그저 단단한 성찰.
그러나 세상은 언제나 그런 고결함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진심을 다한 말은 종종 오해로 돌아오고, 꾸밈없는 태도는 때때로 무례로 읽힌다. 나 역시 그런 오해를 받은 적이 있었고, ‘솔직함과 진심이 손해로 다가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시간이 지나 내 편이 되어준 사람들은 "세상은 냉정하고, 선의는 통하지 않는다"고도 말해주었다. 어쩌면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또 다른 노래에서 그런 나 자신도 꽤나 나쁘지 않다고 느꼈다. "What a Wonderful World"라는 노래는 얼핏 듣기에는 그냥 세상은 아름답다고 말하는 노래다. 내가 기꺼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담대한 낙관주의자에게 정말 완벽한 노래가 아닐까?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게 들렸다. 이 노래가 흘러나왔을 때에는 전쟁과 차별, 불평등이 여전히 팽배해 있는 세상이었다. 단순히 이 한 문장만으로도, 이 노래는 세상을 모르는 순진한 믿음만이 담긴 노래는 아닌 것 같다. 다시 들어보니 그것은 일종의 용기였다. 이런 현실들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고. 세상을 너무 잘 알기에 오히려 포기하지 않겠다는, 그럼에도 틀리지 않았다는 신념의 목소리였다. 어쩌면 암스트롱은, 내 방식대로 살아갈 자신이 있기에 세상이 아름답다고 말했던 것이 아닐까. ‘내 방식대로 산다’는 말은 세상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인공지능에게 이 두 노래에 대한 고찰을 해보라고 하니 아래와 같은 대화를 보여주더라.
[시나트라는 묻는다. “너는 네 삶에 책임질 수 있는가?”
암스트롱은 덧붙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지 않은가?”]
멋있지 않은가? 나는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선택한 길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서도 세상을 미워하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사랑하며 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고, 굳이 내 선택을 자책할 시간도 부족하다. 누군가 떨어뜨린 창을 내 가슴에 박지 말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세상을 냉소 없이 바라본다는 것은 단순한 긍정이 아니다. 이미 상처를 겪어본 사람이 선택한 성숙한 낙관인 것 같다. 내 방식으로 산다는 것도 단순한 고집이 아니다. 그건 내 진심을 지키고 흔들리지 않으려는 결의다.
세상은 여전히 복잡하고, 인간은 여전히 불완전할 것이다. 그러나, 이 두 노래로 인해 오늘 나는 계속해왔던 생각을 다짐으로 바꾼다.
"복잡함 속에서도 나는 나만의 길을 걷고, 그 불완전함 속에서도 세상의 빛을 볼 것이다."
후에 내가 사랑했고, 나를 사랑한 누군가가 이렇게 기억해 줄 수 있길.
“그는 그만의 방식대로 사랑했고 또 그렇게 살아왔다. 그런 그의 옆에서 내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다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