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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주 Apr 05. 2017

한 눈에 담아낸 암스테르담 낭만 야경




수상버스, 도시 정책의 좋은 예를 경험하다.

 바닷가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센트럴로 돌아왔다. 역에서 무료 수상셔틀(보트)를 타고 암스테르담 북쪽에 건너가 이 곳의 문화 생활을 즐기기로 했다. 도시 정책으로 강 건너 북쪽 지역을 개발하고 활성화 시키며 시내에서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무료 셔틀 보트를 운행하고 있다는 지인의 설명을 듣고 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통근 길에 지하철이나 만원 버스를 이용하는 듯이 보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보트를 타고 북쪽에 다다르는 것은 5분이면 충분했다. 땅에 발을 내딛고 뒤를 돌아보니 센트럴 역사 지붕에는 비행기를 타고 지나가면서도 보일 도시 이름이 큼지막히 적혀 있었다. 멀리 보이는 모습이 예쁘다며 아름다운 배경에 나를 넣어 주겠다고 지인이 난간에 올라 앉으라고 했으나, 한 10번은 시도 했음에도 몸이 무거워져 도저히 올라 앉을 수가 없었다.


암스테르담의 낭만을 느끼게 하는 또 하나의 조건은 "여유"이다. 어딜 봐도 예쁘고 잘 정돈된 모습에 무지막지하게 사람들이 들어서있지 않다. 물론 관광객이야 많겠지만은, 외국인들에게 유명하다는 곳을 조금만 살짝 벗어나면 한적함과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그들 스스로의 시간을 즐기는 모습은 나처럼 이 곳에 며칠 만 머무른 사람이라도 쉽사리 알아챌 수 있다.  반짝이는 조명으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개성 없이 빽빽한 고층 건물들로 들어채워 몸집으로 위압감을 보이는 대도시와는 사뭇 다른 도시의 위엄이 느껴진다. 강 건너 보이는 반듯함 속에 일탈을 꾸미는 건물들의 여유로운 모습이 시야에 들어 온다. 이런 재미난 도시의 모습을 바라보는 장소로는 이 곳이 안성마춤이다.




아이(Eye)

바로 옆을 흐르고 있는 강 이름이 아이(Ij)이고 생긴 모습이 사람의 '눈(eye)'과 같은 뮤지엄 아이(Eye)는 영화를 테마로한 곳이다. 네덜란드의 영화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 공간과,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골라서 무료로 볼 수 있는 2인 영화관, 자국의 독립영화 뿐만이 아닌 해외의 무수한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그야말로 "보는"에 초점을 맞춘 곳이기에 EYE라고 하는건가 싶다. 건축된 모습이 특이하기도 하고 브라질에서 내가 머물렀던 도시, 꾸리치바(Curitiba)에 있는 <오스카 니메이어 박물관(Museu de Oscar Niemeyer)>이 떠오르기에 같은 건축가의 작품인가 싶어 찾아봤다. 


이 곳은 독일 <스투트가르트(Stuttgart)>에 포르쉐 박물관을 설계한 건축에 동적인 느낌을 불어 넣는 것으로 유명한 건축가 Delugan Meissl architects의 작품이라고 되어 있다. 방문하는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여 영상을 만들거나 원하는 영화를 선택하여 보는 등의 동적인 것에 무게를 실어 사뭇 런던의 테이트 모던에서 느낀 영국과는 또 다른 네덜란드의 삶과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지하 1층에 내려가면 2인 전용 무료 영화관이 나란히 들어 차 있다. 약 20분 정도 "Singing in the rain"을 즐겼다. 빗 속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만 빨리 감아 즐기며 감상에 젖었다.

    

주소: IJpromenade 1, 1031 KT Amsterdam

운영시간: 10:00am-10:00pm(*전시는 7pm까지)

이용 시설: 영화상영/전시관람/강좌/레스토랑&Bar

가는법: Ferry(수상셔틀)

http://eyefilm.nl





Tower Adam 

2016년에 완공된 <아담타워>는 22층 건물에 꼭대기 전망대에서 훤히 내려다 보이는 암스테르담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입장료가 12유로가 되는데 단순히 전망대 입장료. 우린 꼭대기 층에 위치한 <M'adam>에서 칵테일을 즐길 수 있고 디지털 사진을 찍어 주는 <Lookout premium 티켓>을 구매해서 올라갔다. 20유로에 근사한 전망을 내다보며, 그것도 석양이 지는 저녁 무렵이니 아깝지 않다. 엘레베이터를 타러 올라갈 때는 직원이 한 명 동승하여 올라가는 동안 천장을 바라보라고 유도를 한다. 엘레베이터 문이 닫히고 어둠이 내리더니 그 새 레이저 빛이 실내를 번쩍번쩍 거리더니 그 새 위층에 다다랐다. '이게 뭐.지?' 


철망으로 안전시설을 해 두었으나 곳곳에 눈 높이에 맞추어 철망을 뚫어 놓은 센스. 그러나 눈높이가 더치인들의 눈높이임에 상당히 높다는 아쉬움이 있다. 아무래도 저렇게 홈을 파 둔 곳이 가장 멋진 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이지 않을까 싶어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고소공포증이 있어 한 발 한 발 앞으로 다가가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위에서 내려다 본 도시의 모습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자유롭다. 자로 잰듯한 네모 반듯함도 없고 비뚤비뚤함과 쉴 새 없이 아이강을 미끄러져 나아가는 배들이 한시라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도시를 보여준다. 완벽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휴대폰에 있는 flash를 켜서 물병 아래 두면 또 다른 조명이 된다는 걸 난 이제야 알았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상점들이 모두 문이 닫았으면 어쩌지? 조금은 초조해졌다. 냉장고에 있는 거라곤 물 반 병이 다인걸. 다행히 센트럴에 있는 <알버트하인(Albert Heijn)>에 들러 샐러드와 핫도그, 샌드위치 그리고 마실 물을 샀다. 아차, 이 곳에서만 마실 수 있는 하이네켄 라들러도 샀다. 이미 깜깜해진 시각에 양양의 집 뒷편에 있는 발코니에 나가 앉아 음악을 틀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늦은 식사를 했다.




암스테르담의 야경






아담타워 프리미엄 티켓을 구매하고 위층에 올라가면 요런 사진을 찍어주고 알려주는 사이트에 가서 사진을 다운받을 수 있다. 두 가지 포즈를 취했는데 전부 직원분이 요구 하는대로 찍어야 해서 우리가 원한 청순청순함은 없었다. 청순했으면 뭘해도 청순했을텐데. 그렇다. 핑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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