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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주 Apr 21. 2017

영리하게 유로 인출하기, 그리고 기분 전환 IKEA


유로인출하기에도 팁이 있다


은행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통장에 돈은 충분이 있었던가?
랩탑 가격이 200유로 남짓인데 얼마나 인출해야하지?

걸어서 불과 5분도 되지 않는 길을 걸어가며오만 생각이 든다. 가는 길에 신속하게 모바일로 환율을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타지에 나가 있는 유학생이나 여행자들이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 바로 이 환율이 아닐까? 환율이 좋은 때에는 통장에 없는 잔고도 박박 긁어 모아 인출을 해 둔다. 한번 인출할 때 마다 수수료가 붙기 때문이고 좋은 환율의 플로우(flow)를 탈 때는 적게는 몇 천원에서 수십 만원까지도 환차익의 혜택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독일로 처음 출발할 때 한국에서 미리 만들어 온 시티은행 국제현금카드를 꺼냈다. 직불카드 겸용이며 전세계에서 일부 금액 기준으로 인출수수료가 1달러인 혜택이 있기에 신나서 만들었으나 독일은 해당 국가가 아니라니. 점점 안정세를 타고 있는 유로화의 환율을 휴대폰으로 실시간 감상하며 단지 현금을 인출하는 용도로만 유용하게 사용하는 시티 은행 카드를 사용한다. 독일에서 시티은행이 보이지 않으니 그나마 수수료가 적게 붙는 코메르츠방크(COMMERZ BANK)의 ATM기를 이용했다.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현금 사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 좋다. 환율의 흐름에 맞추어 신용카드 결제를 하고 나면 카드사의 수수료를 포함하여도 현금을 인출하는 환율보다 저렴한것이 보통이다. 독일에서 마트나 드럭스토어를 이용하거나, 교통카드를 구입하는 것도 중앙역이나 노선이 2개 이상 지나가는 규모가 있는 역의 발권기도 비자나 마스터카드의 신용카드결제가 가능하니 현금 사용을 최소화 할수록 이익이다.





독일에서만난 이케아

이케아(IKEA) 브랜드가 지금의 명성을가질 수 있던 원인은 무엇일까? 디자인, 가격, 접근성, 마케팅 과연 어떤 무엇이 전세계 사람들에게 브랜드 <이케아(IKEA)>를 각인시킨 걸까. 나는 전세계를 뒤흔든 기업과 브랜드의 성공 전략을 이야기하는 서적들이 서점의 경영서적 코너를 장악하던 이천 년 대에 대학교를 나왔다. 스타벅스, 나이키, 유니클로등의 이름만 들어도 경영학도들의 구미를 자극하는 브랜드들의 태생부터 운영 전략의 전반이 담긴 서적에는 항상 이름만으로도 낯선 나라 스웨덴의 가구브랜드인 이케아(IKEA)가 한 꼭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당시우리나라에는 직접 진출도, 조인벤처 등의 진출도 하지 않은 터라 병행수입을 하는 한 업체에서 보유한소량의 물품만이 이케아의 존재를 드러낼 때였으니 그나마 한국 땅에 발이라도 담근 ‘까르푸(Carrefour)’보다 생소한 게 당연하다.


미국이나 유럽, 심지어 일본이나 싱가폴 등지에서 유학생활이든 뭐든 외국 물 좀 먹었다는 지인들의 이케아 매장 방문기는 한 편의 영웅담처럼 부러움과 신선한 반응을 받는다. 인테리어와 가구의 혁명이라나? 가보기 전에 알 수 없는 이케아 매장은 생전 처음 방문해 본 나로서는 역시나 같은 반응이다. 도무지 입구와 출구가 어디인지도 이정표를 보지 않으면 찾아보기도 힘든 미로같은 거대한 창고식 건물은 한 발 안으로 내딛는 순간 “아”소리가 날 정도이다.


엄청난 부지에 두어 층으로 나뉘어진 이케아 매장은 구비구비 한 길을 탐험이라도 할 듯 방문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진지하다.처음 찾는 사람이라면 그들만의 방식으로 입구부터 출구까지의 이동 동선을 알려주는 이정표를따라갈 수 밖에 없다. 가는 길의 모든 곳은 제품을 진열했다기 보다 공간을 표현해 둔 모습이다. 작은 평수의 거실, 방 2개에주방과 화장실이 있는 아파트, 아들딸의 방과 침실, 게스트하우스와두 개의 화장실, 주방이 있는 개인 주택이라든가. 다양한 평형대와 공간의 상황을 다양하게 구성하여 그 안을 멋드러지게 꾸며놓았다.


<500일의 썸머>에서주인공 남녀가 이케아 매장에서 데이트를 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싱크대를 만지작거려 본다.

“Honey, the sink is broken.”

물론 꾸며진 모든 제품들은 이케아에서 전시해둘 뿐만이 아닌, 우리가 구매할 수 있는 것들이니 상당히 영악하지 않나. 미리 준비해 온구매 목록 따위는 호주머니에 구겨 넣어버리게 만드는 디스플레이와 여우 같이 교묘한 동선은 생각지도 않았던 테이블 매트와 촛대를 사게 만든다. 아이가 없는 싱글녀에게 친구의 딸내미 침대 곁에 둘 인형을 골라 집게 한다.


“가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이케아의 매력을.”





몇 년 전 나는 처음 미국식 창고형 마트인 코스트코(COSTCO)를 접하며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애정을 준 것이 있다. 바로 푸드코트. 사흘 간은 내리 먹을 것 같은 거대한 피자와 짭조름 하지만 계속 입으로 들어가는 베이크는 별다른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오직 푸드코트를 이용하기 위해 발걸음을 향하게 한다. 이케아는 스웨덴 기업인만큼 스웨덴 음식을 판매하며 각 나라에 취향을고려한 현지 메뉴를 개발하여 함께 판매하고 있다. 독일은 소시지, 일본은 명란 샌드위치, 한국은 김치볶음밥 등의 그것이다. 다른 페스트푸드나 푸드코드 브랜드들이 없이 단독으로 이케아에서 운영하는 푸드코트만이 존재하는 모습은 어쩌면 독재이자 획일적인 무언가를 사람들에게 푸쉬하는 게아닌가 하는 잠깐의 우려가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맛있는 밋볼과 매쉬드 포테이토에 나도 모르게 손이 간다.




 이곳은 내게 꽁꽁 싸매둔 상상력을 끄집어내는데 최적의 장소였다. 한 달에 한 번씩은 기분전환도 하고 의외의 공간을 활용한 인테리어나 색감 조합들을 보면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들을 얻기에 매력적인 공간이다. 매주라도 들러보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충분히 거대한 부지를 보유해야만이 이케아가 원하는 적절한 공간 전시가 가능하기에, 이들은 독일을 포함해서 어느 국가에나 시내 중심지에 위치하지 않는다. 쇼파나 침대 등과 같은 거대한 제품에 대한 배송서비스도 운영하지만 이 곳에서의 쇼핑을 위해서는 승용차가 분명이 필요하다. 버스나 트램을 타고 가서 쇼핑을 하는 것까지 즐겁고 짜릿하게 이어지지만, 만약 승용차가없다면 결론은? 나처럼 조립식 원목 협탁과 봄맞이 이불, 직접 셀프 재단한 봄맞이 땡땡이 식탁보 등을 두 어깨와 양손 가득히 ‘낑낑’대며 가지고 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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