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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주 Feb 27. 2017

황제의 아침 유람, 리스본

옐로우버스를 타고 리스본 시내 한 바퀴를 둘러보다.



아침에 일어나 황제처럼 조식을 먹었다.


대충 허기짐이나 달래로 나가 봐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흐드러지게 식당 한 켠에 정갈하지만 풍성하게 담겨 있는 음식들에게 무장 해제 되었다. 포르투에서 먼저 내게 감동을 주었던 빵의 종류가 이 곳은 더욱 많았다. 따뜻하게 데운 야채와 소시지, 스크램블 에그, 과일, 치즈와 살라미까지. 나는 그러지 않아도 될 부지런을 아침부터 호텔 식당에서부터 떨면서 이것저것 야무지게 챙겨와 먹어대기 시작했다. 포만감이 느껴질 때까지, 아침 바람이 찰테니 배를 따뜻하게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며 나와의 합의 아닌 합의를 보았다.





사실 리스본이라는 도시에 대한 사전에 어떠한 검색도 없이 무조건 와버린 터라, 1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 투어버스를 타고 아침 일찍 시내 전체를 우선적으로 훑고, 그 중에 좋았던 곳을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다.




포르투갈 공식투어버스의 이름은 옐로우 버스(Yellowbus)이다.

여러 투어 경로에 따라 선택 가능하지만, 나는 한시간 반짜리 시내 유명 명소 투어인 타구스 투어(Tagus)를 선택했다. 현장 결제도 가능하고, 인터넷 구매도 가능하나 10%의 금액 할인은 인터넷으로 사전 구매 시 받을 수 있다. 우리돈 2천원 정도 이지만 사전 예약으로 얻는 여행에서의 할인 혜택은 나중에 계산 해보면 어딘가 근사한 식당에서의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 된다. 그러니 쪼잔하다 생각할 필요 없이 "꼼꼼하다"는 뇌새김을 하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상쾌해진다. 전날 밤에 휴대폰으로 접속해서 티켓을 구매하니 16유로에서 14.40유로로, 구입한 티켓은 애플 월렛에 저장했다.



유난히 배불렀던 아침 식사를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Praça do Comércio역으로 향했다. 

정류장은 곳곳에 있지만 투어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곳이기에 나는 코메르시우 광장으로 향하는 걸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투어는 아침 9시부터 매 20분 간격으로 있다길래 9시 첫 운행 버스를 탔다. 하하하. 나는 아침 잠이 없어 새벽 여섯 시도 되지 않은 시각에 일어나 짐 정리를 마치고 포르투갈 TV를 시청하며 조식이 시작 되기만을 기다렸다.




 






노란색이 선명한 버스가 보이길래 다가가 휴대폰에 있는 티켓을 기사님께 보여드렸다. 

그냥 타랜다. 

이때는 몰랐다. 

이 티켓이 1일 시내 교통편(버스)을 무료로 탈 수 있고 여러번 yellow bus를 이용할 수 있으나, 처음 탈 때 기사님께서 티켓인증 후 종이 티켓을 출력해주어야 했다는 것을. 두 번째로 탄 yellow bus 기사님이 알려주시며 종이티켓을 끊어주셨다. 아...모바일 티켓이 모든 대중교통에서 인증이 되지 못해 한 번 더 종이티켓으로 교체되어야 하는 불편함은 있었다.


어쨌든 맑게 개인 하늘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려 2층으로 향했다. 가지고 온 이어폰이 있으니 다행이지, 투어버스를 브라질 이후에 처음 타 보았다. 십년 만에 타다니...기사님 말고는 무인이다. 이어폰을 앞좌석에 꽂고 음량을 조절하고 언어를 12가지 중에 선택하여 무료 와이파이 속에서 편하게 투어를 즐길 수 있다. 여지껏 아날로그로만 여행을 즐기다 보니 새삼 이런 게 첨단인가라는 엉뚱함이 밀려 온다.



버스가 움직이며 유명 스팟에 다다르면 장소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그 외에는 경쾌하기도 하고 매력적인 '보사노바'와 '파두' 음악들이 흘러나온다. 포르투갈의 정서가 묻어 나는 노래를 들으며 리스본 시내를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담는 건 꽤나 매력적이다. 평일 아침 이른 시각에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함이지 싶다. 황제가 된 느낌이다. 물론 파랗다 못해 푸르른 하늘과 질 좋은 햇볕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




버스를 둘러본 리스본 시내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봤다.





포르투갈 공식 관광버스 티켓 정보 및 티켓 구입 홈페이지(포르투갈어/독일어/불어/스페인어/영어 선택 가능)


https://www.yellowbustours.com/en-GB/Lisbon/Circuits.as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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