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
쓸데없이 진지한 일기
자세히 설명해 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블로그에서 이미 선생님의 글쓰기 애정을 보았습니다."
매월 20일 경 온라인 글쓰기 수업에 대한 공지를 올립니다. 새롭게 시작하려는 사람들의 도 보통은 어떻게 진행하는지, 언제 글을 보내는지, 첨삭의 정도는 어떠한지, 수업료가 얼마인지 등을 질문받습니다. 그리고 대놓고 질문하지는 않지만 궁금한 것이 글쓰기 강사의 보증일 것입니다. 그럴 때 받은 문자,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어느 수강생의 말은 또 다른 의미의 보증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제 블로그를 통해 저를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강사로 생활하면서 알게 된 것 중에는 수강자는 내가 말하고 보여주는 것을 믿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믿는 것을 믿는다는 점입니다. 내가 강의를 얼마나 꼼꼼히 성실하게 하는가, 들을 만한 내용인가 아닌가를 판단하기 이전에 내가 믿을 만한 강사인지를 따져 판단합니다. 이론보다 현장이 앞서는 강의장에서 이미 널리 알려진 글쓰기 명언이 있습니다. "메시지보다 메신저다." 메신저로 신뢰를 얻지 못하면 강의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습니다.
우스갯소리지만 좋아하는 선생님 수업은 더 잘 됩니다. 좋아한다는 것이 일종의 보증인 셈이지요. 이야기가 핵심에서 조금 멀어집니다만, 따라서 아이들 담임 선생님에 대한 학부모의 평가는 조심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지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신뢰하게 할 것인가,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보증하는 일은 늘 어렵습니다. 강의를 시작할 때마다 하게 되는 강사 소개, 그때마다 내가 이 강의에 능력 있는 사람이란 것을 보여주는 프로필을 보여주거나 혹은 말을 합니다. 단 몇 분동 안의 ppt자료화면과 설명으로 보증받는 일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흔히 어디서, 얼마나 강의를 했는가를 보고, 강의를 하게 된 기관도 저의 보증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요.
그보다 도 고약한 것이 비대면 시대 글쓰기와 독서지도 강사로서의 보증입니다. 사람들은 경력과 저서 등을 대문에 걸기도하지요. 번드르르하게 할 게 없는 저는 그러므로 블로그는 하는 첫 번째 이유가 나라는 강사를 보증하기 위한 행위입니다. 블로그 운영은 글쓰기, 읽기라는 '부지런한 사랑'을 통해 내 블로그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보증에 대한 판단 도구인 셈입니다.
블로그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읽기와 쓰기 행위와 함께 그것을 말하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블로그를 하는 첫 번째 이유가 나를 보증하기 위해서, 즉 남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서 하는 행위라면 두 번째 이유는 그것과는 반대로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나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블로그를 하는 세 번째 이유는 기록하기 위해서입니다. 단순한 기록을 위해서는 아닙니다. 기록해온 것들을 통해 나의 성장 속도와 방향을 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서울이라는 1000만 명이 사는 거대한 도시 한 귀퉁이에 내가 살고 있는지 관심 있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더구나 나의 성찰에 관심을 갖는 이는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돌아보면 후회뿐일지라도 나는 내 삶을 성찰하기 위해 블로그를 합니다.
글쓰기로 성장을 점검할 수 있을까요? 하루하루, 한 달 또 한 달, 일 년, 이 년 동안 쌓인 기록이 성장입니다. 성장을 확인하는 것은 가시적 결과물이 있을 때 선명해집니다. 돈을 많이 벌거나, 학위를 취득하거나, 책을 내거나 하는 등 작품으로 결과물을 남겼거나. 그러나 그런 것을 성장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이룬 몇몇 사람 외에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겠지요. 성장을 대단한 것이라고 여기는 순간 성장이 멈추고 말 것입니다. 하루 한 걸음씩이라도 꾸준히 축적하기, 성장은 그런 것입니다. 그걸 확인하기 위해 블로그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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