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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챙 Aug 06. 2022

제 아내는 김치 간을 안 봅니다만

영어에 이런 표현이 있다.


Is she a keeper?


이 말을 구글 번역기에 돌리면 이렇게 나온다:

"그녀는 골키퍼입니까?"


이번엔 구글이 틀렸다.


이 표현에서 키퍼(keeper)는 골키퍼가 아니라

"괜찮은 사람"

"간직하고 싶은 사람"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

"결혼하고 싶은 사람"

이라는 뜻이다.


일상 대화에서 이렇게 쓸 수 있다:


상사: 자네 결혼은 했나?

: 아니요, 하지만 만나고 있는 여자가 있습니다.

상사: 그렇구먼. Is she a keeper?


상사가 이렇게 묻는다면

그 사람과 결혼할 생각인가?

결혼할 만큼 괜찮은 사람인가?

라는 뜻이다.




군대에서 나보다 계급이 세 단계나 높은 상사와

단 둘이 어색하게 서 있던 적이 있다.

그리고 그분과 저 대화를 똑같이 했다.


"Is she a keeper?"

라고 그분이 나에게 물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 제 여자 친구는 저처럼 한국인입니다.

그런데 김치를 못 먹습니다.

아니, 냄새도 잘 못 맡죠.

하지만 저를 위해 매번 김치를 담가줍니다.

김치를 못 먹어서 간도 못 보는데

항상 기가 막히게 맛있는 김치를 만들어주죠. "


Yes, she's a keeper.

결혼해야겠구먼 자네.




나는 간도 안 보고 김치 담그는 여자와 결혼했다.

내 키퍼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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