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폴챙 Aug 18. 2022

예쁜 사슴 한 마리가 내 앞을 쓰윽 지나갔다


미국은 길가에 사슴이 많이 지나다닌다.


가끔 예쁜 사슴이 길옆에서

풀을 뜯고 있으면 차를 멈추고

한참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사슴은 영어로 deer 다.

그리고 deer와 소리는 같지만

뜻이 다른 단어로 dear가 있다.


"사랑스러운"

"소중한"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디어 디어"라고 하면

"사랑스러운, 소중한 사슴"이라는 뜻이다.




나태주 시인은 풀꽃에 대해 노래했다.

풀꽃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


하지만 사슴은 다르다.

사슴은 척 봐도 예쁘고

오래 보면 사랑에 빠져버린다.




8년 전,

사슴 같은 한 사람이 내 앞을 쓰윽 지나갔다.


스치듯 봐도 예뻐서 오래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사랑에 빠져 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내 아내가 되었고,

내 "디어 디어"가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2,900여 년 전,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다고 소문났던 한 남자는

자신의 아내를 이렇게 표현했다고 한다.


"그녀는 사랑스러운 암사슴"이라고. [1]


나는 세상에서 제일 지혜롭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녀가 내 "디어 디어"라는 것을

잊지 않을 정도의 지혜면 충분하다.





[2] 잠언 5장 19절, 쉬운 성경

매거진의 이전글 그 치킨을 먹으니 배가 불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