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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챙 Jun 13. 2024

좋은 글의 밑바탕은 값진 것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내 글이 가장 필요한 이상적 독자는 누구일까?



글 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있다:


다른 사람이 왜 내 글을 읽어야 할까?


모두가 시간이 모자라는 요즘, 내 글은 시간 들여 읽을 가치가 있을까?


내 글의 쓸모에 대한 의문으로 의기소침해질 때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


좋은 글의 밑바탕은 내게 있는 가장 값진 것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 마음을 기억하며 글을 쓰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내게 있는 가장 값진 것은 무엇일까


지금 내가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글은 현재 내가 가진 가장 값진 것을 담은 글이다. 내가 지금까지 가장 많은 대가를(시간, 돈, 노력, 등을) 지불하고 알아낸 것, 깨달은 것, 인생을 다시 살게 된다면 반드시 실행할 꿀팁을 담은 글이다.


내가 제일 잘하거나 잘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내가 알고 있는 것 중에서 누군가에게 이야기해 주었을 때 가장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손흥민은 아마 여러 스포츠를 두루 잘하겠지만, 그가 농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실력 낭비다. 우리는 그의 축구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그래서 그는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이라는 책을 썼다.


당신에게도 손흥민처럼 전문 분야가 있다. 당신이 그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가 아니라도 괜찮다. 지금 당신의 마음 서랍에 들어 있는 글재료 중에서 가장 값진 것을 골라보자.






잘하는 것이 없다면 잘하고 싶은 것에 대해 쓰자


어쩌면 당신은 "나는 잘하는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나는 당신이 자각하지 못할 뿐 당신에겐 남들과 나눌 수 있는 좋은 것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그런 생각이 떨쳐지지 않는다면 그래도 괜찮다. 이미 전문가가 아니라면, 앞으로 전문가가 되고 싶은 주제를 정해보자. 내가 지금은 못하지만 반드시 잘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나는 글쓰기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내가 글쓰기에 대해 쓰는 이유는 내가 글쓰기에 대해 오래 생각했던 것을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글쓰기를 더 잘하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손흥민처럼 이미 전문가이기에 축구에 대해 논할 수도 있지만, 나처럼 글쓰기를 더 잘하고 싶어서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쓰면서 점점 더 전문가가 되어갈 수도 있다.


글쓰기는 남에게 가장 값진 것을 전해주는 것이기에, 어떤 주제에 대해 글을 쓰면 더 깊은 통찰을 얻기 위해 더 깊이 사색하게 된다. 그 과정을 거치며 내 글에 담기는 값진 것의 혜택을 내가 먼저 누릴 수 있다.






나의 가장 값진 것을 누구에게 주고 싶은가?


 글쓰기 수업에 항상 언급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상적 독자(ideal reader)"다.


이상적 독자란 내 글이 가장 필요한 사람이다. 그 사람을 떠올리며 그 사람에게 꼭 필요한 글을 쓰면 좋은 글이 나온다.


안타깝지만 글은 아무리 잘 써도 세상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도 모두의 취향은 아니다. 그러니 모든 독자의 마음에 들려하지 말고, 글이 가장 필요한 독자의 취향을 저격해야 한다.


그렇다면 내 글이 필요한, 내가 쓰고 싶은 글의 이상적 독자는 누구일까?


내 글은 나와 닮은 성향을 가졌거나, 나와 닮은 상황에 처한 사람에게 가장 쓸모 있다.


만약 내성적인 사람이 글을 쓴다면, 그 사람은 자신과 닮은 성향의 사람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며 글을 쓸 수 있다. 공통의 고민을 나누며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만약 아버지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던 남자가 결혼 후 아버지 역할을 해내야 했다면, 그가 쓴 글은 그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잘 쓸 뿐만 아니라 잘 전달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먹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내가 아무리 좋은 글을 써도, 독자가 읽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최선을 다해 글을 썼는데 아무도 내 글을 읽어주지 않으면 김이 빠진다. 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게 있는 가장 값진 것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각 사람에겐 읽을 글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다. 어떤 사람은 글쓴이의 학위나 사회적 지위 같은 스펙을 보고, 어떤 사람은 작가의 경험과 성장배경을 본다. 어떤 사람은 글에 인용된 참고 자료의 신뢰성을 보고, 어떤 사람은 글의 스타일이나 문맥의 매끄러움을 본다. 또 어떤 사람은 단순히 남들이 얼마나 많이 읽은 글인지를 보고 읽을지를 결정한다.


내 글을 전해주고 싶은 내 이상적 독자는 어떤 글을 매력적으로 느낄지 생각해 보자. 내 글이 꼭 읽혀야 할 글이라면, 독자가 꼭 내 글을 선택하도록 읽어야 할 이유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독자의 눈높이에서 설득력을 갖춘 작가가 되는 것은 독자를 위한 배려이자 친절이다. 상황에 따라 걸리는 시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내 글에 진정성이 담긴다면 나의 이상적 독자는 언젠가는 내 글의 쓸모를 알아챈다.






글쓰기 연습: 내 글의 이상적 독자 찾기


지난번 글쓰기 연습에서는 내가 가진 글재료 중에서 가장 쓸모 있는 것을 골라보았다.


이번 주엔 내 글의 이상적 독자를 찾아보자.


내 글이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내 글은 어떤 사람에게 가장 도움이 될까? 나이, 성별, 성장배경, 성향, 삶의 경험 등, 그 사람의 모습을 생생히 떠올리며 적어보자. 내 글을 쓸모 있어할, 나와 닮은 성향을 가졌거나 나와 닮은 상황에 처한 사람은 어떤 모습인지 구체적으로 적어보자.


이상적 독자를 찾는 과정은 어쩌면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될지도 모른다. 내가 가장 전하고 싶은 주제는 나에게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깨달음, 나를 변화시킨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사설


지난주에 연재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먹고사는 일이 바빠서 그랬고, 구체적으로 핑계를 대자면 미국 서부 사막 어딘가에서 군대 훈련을 받고 있어 글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미리 계획하고 대비했다면 방지할 수 있었겠지만 말이죠...)


마음은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그런 행동을 해버린 것이 매우 아쉽습니다. 저와 닮은 제 이상적 독자님들도 잘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아쉬운 일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글쓰기가 그중 하나일 수도 있겠고요.


때론 먹고사는 게 바쁘지만, 그래도 당신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글을 씁니다. 그리고 당신에게도 세상에 꼭 전해주어야 할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먹고사는 일만으로도 고단하겠지만, 당신의 글쓰기를 응원합니다. 저도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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