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03
'100세 인생이라는데 내 인생은 지금 어디까지 온 걸까?'
'글쎄.. 이제 막 전반전이 끝나가는 것 같은데..'
나는 농구를 좋아한다.
지금 내 또래의 농구를 좋아하는 30~40대 남자들의 3분의 1은 아마도 농구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슬램덩크'
작년 이맘때쯤에 슬램덩크의 작가가 30여 년 만에 본편 스토리의 가장 마지막에 해당하는 전국대회 2차전 산왕공업고등학교와의 경기를 주된 내용으로 삼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라는 애니메이션을 세상에 내놓았다.
개인적으로도 개봉 당일 영화관으로 바로 달려가서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눈물을 훔치면서 그때의 감동을 새롭게 느꼈는데, 당시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각 인물들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원작의 내용이 적절하게 조화되면서 또 다른 감정을 안겨주는 작품이었다.
요즘에는 거의 모든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각자가 가진 세계관을 확장시키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원작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의 관계에 좀 더 깊이를 더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스토리와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되살려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방식의 새로움과 감동을 주었다.
말이 좀 길어졌는데.. 아무튼 이 "슬램덩크"라는 만화는 당시 갓 중학생이 되었던 나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다.
그전까지는 평소에 운동이라는 것을 잘 생각하지 않고 살았었는데, 슬램덩크 이후로 내 삶은 "농구" 그 자체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인생은 어쩌면 슬램덩크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적어도 대학교 입학 전까지는 말이다.
농구는 한 팀에 1번 포인트가드, 2번 슈팅가드 3번 스몰포워드, 4번 파워포워드, 그리고 5번 센터의 각 포지션 별로 다섯 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루어 상대편의 농구골대에 공을 넣어서 득점하는 방식의 팀스포츠이다.
또한, 농구경기는 4 쿼터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쿼터당 12분이라는 플레이타임이 주어진다. 그리고, 4 쿼터, 48분이 모두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승부가 나지 않으면 연장전까지 치러서 반드시 어느 한 팀이 이겨야 경기를 끝마칠 수 있는 스포츠이다.
2023년을 기준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기대수명이 83살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이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나의 인생은 이제 막 1,2 쿼터를 마친 전반전이 끝난 지점에 있으며, 나는 기껏해야 6점 정도를 겨우 꾸역꾸역 넣은 상태이다. 그리고 이제 후반전의 두 쿼터를 앞두고 있다.
나는 키가 크고 탄력이 좋아서 리바운드를 잘 잡을 수 있는 강백호도 아니고 팀의 에이스인 서태웅도 아니며, 방황해서 체력의 한계가 있지만 3점 슛이라는 한방이 있는 정대만은 더더욱 아니다. 팀의 주장인 채치수는 거들떠보지도 못한다.
평균이하인 내 키를 생각해 보면 그나마 송태섭 정도는 될까?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교 농구팀에서 선수생활을 조금 경험했지만, 실력과 더불어 큰 키를 요구하는 팀스포츠에서 주전을 넘볼만한 체격은 아니었던 나는 당시에 친구들 사이에서 송태섭으로 불렸었다. 그렇지만, 송태섭은 주전이 아니었던가.
그때, 아마도 나는 태섭이의 친구인 이달재 정도였던 것 같다.
그렇지만, 농구가 나의 인생과 다른 점이 한 가지 있는데, 농구가 원래 가진 신체적 한계를 좀처럼 넘어서기가 어려운 운동인 반면에 나의 인생은 내가 노력하는 만큼의 어느 정도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세상에 지금까지 자기의 분야에서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많은 사람들이 빠뜨리지 않고 조언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바로 성실함; 즉, 자기만의 노력과 꾸준함일 것이다.
지금까지 이루어 놓은 것도 별로 없는 나의 인생에 한 가지 셀프조언을 해준다면, 그리고 만약 여러분이 나와 같은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면, 아마도 슬램덩크의 안 감독님이 정대만에게 말했던 그 유명한 대사가 제격인 것 같다.
"포기하면 바로 그때 시합은 끝나는 거야."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려선 안돼."
왜냐고?
나의 영광의 시대는 바로 내가 나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지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러분도 마찬가지이다.
#더퍼스트슬램덩크
#3쿼터
#포기하면그때시합은 끝나는 거야
#40대
#인생
To the Next Episode..
Q: 2024년 여러분의 영광의 시대를 만들어 나갈 새해 계획 중에 한 가지를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