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의 2~3번은 요가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벌써 6개월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 변화가 눈에 띄는지 주위 분들이 제게 이따금 뭐가 좀 변한 것 같다고 말을 건넵니다. 저 스스로 몸과 마음, 정신력, 에너지, 자신감 등에서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요가 덕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더 주위에 요가를 전도합니다.
남자가 요가를 한다. 이상하게 들리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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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점은요,
요가하는 남자분들이 정말 많아졌어요. 6개월 전 요가를 처음 접하고 마이트리요가에 등록할 때만 해도, 센터에서 마주치는 남자분들이 2~3분이었거든요. 요즘에는 하루에 6분 넘게 남자분들을 뵐 때도 있습니다. 또 제가 가끔 가는 룰루레몬 커뮤니티 클래스에도 남자분들이 정말 많아졌더라고요. 남자 요가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음을 요즘 들어 확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브라더'와 '요가'를 결합한 '브로가'라는 용어가 생기기도 했죠. (룰루레몬은 요가복의 샤넬이라고 불리는 고급 요가복 캐나다 브랜드입니다. 브랜드 차원에서 요가 관련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습니다. 블로그 참고해주세요.)
이렇게 남자 요가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뭔가 좋은 점이 있다는 것이겠죠? 뭐가 그렇게 좋아서 요가를 추천하는데 물으신다면, 대답해드리는 게 인지상정! 그래서 제가 6개월 동안 요가를 하면서 느꼈던 효과, 변화, 그리고 좋은 점, 특히 남자 입장에서 요가를 하면 좋은 5가지 이유를 여러분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 )
아침이 상쾌해집니다. 특히 남자로서의 건강함(?)도 잘 느낍니다. 혈액순환이 잘 돼서 그런 걸까요? 요가를 한 다음 날은 몸이 더 가벼운 듯한 느낌적인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가를 하면 땀과 호흡으로 몸속 노폐물을 쉽게 배출할 수 있어, 혈액순환을 시키고, 노화도 방지하고 면역력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와, 정말 좋은 운동이네요 : )
남자는 허리가 생명이라고 하죠. 요가하면 허리가 강해집니다. 요가에는 몸을 앞으로 숙이는 전굴 자세, 뒤로 젖히는 후굴 자세가 많습니다. 동작을 계속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강해집니다. 제가 과거에 땅에 머리를 대고 물구나무를 서는 자세(머리서기)를 하는 데, 허리 힘이 부족해 자꾸 뒤로 넘어가더라고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허리, 특히 요추 부위에서 단단한 지지가 느껴집니다. 힘이 들어가지 않던 부위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하더라고요.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허리를 많이 사용하는 요가 동작들이 많아서, 계속 수련하다 보면 강해집니다.
허리를 많이 사용하는 요가 동작들 (출처 : Ty Landrum 인스타그램. 아래 링크 참고)
요가는 유연성과 근력을 함께 기를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요가 종류는 아쉬탕가인데요. 스트레칭을 넘어 근육까지 충분히 사용하는 고강도 운동입니다. 한 시간 수련하면 땀을 바가지로 흘립니다.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시키고 수축하면서 유연성을 기르고, 몸의 무게를 지탱하여 근력을 기르고, 한 동작을 오랫동안 유지하여 근지구력까지 함께 기를 수 있습니다. 정말 좋습니다. 해보면 다 알게 됩니다.
2.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나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는 시간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많은 요가인분들도 공감하실 텐데요, 제가 요가에서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사바아사나(Savasana)입니다. 수련의 마지막 자세이자 휴식 시간이기 때문이죠. 사바아사나는 송장 자세란 뜻으로 5 ~ 10분간 누워서 온 몸의 긴장을 풀고 이완하는 자세입니다. 요가 동작만큼 휴식도 중요합니다. 어려운 요가 동작으로 인해 지친 우리 몸을 올바른 휴식으로 쉬게 만들어주는 자세이기도 합니다. 누워서 쉬다 보니 몇몇 분들은 잠에 드시거나, 가끔 코를 골기도 하십니다. 저는 이 짧은 시간 동안 쉬고 일어나면 생기를 되찾게 되더라고요. 5분간 잘 쉬고 나면 2시간 수면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시간 동안 제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5 ~ 10분간 몸을 움직이지 않고 호흡과 함께 마음을 고요하게 만듭니다. 호흡의 드나듦에 집중하며 몸과 마음을 함께 이완합니다. 마음과 정신을 깨끗하게 비우며 수련을 마무리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저에게 이 시간은 쉽지만 어렵습니다.하루를 정리하며 제 자신을 조용히 온전히 관조합니다. 머리에 떠오르는 잡념을 하나하나 던져냅니다. 근데 이상하죠. 비우려고 할수록 계속 채워지는... 신기한 내 머릿속.. 심지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내일 할 일이 갑자기 더 잘 떠오릅니다. 그럼 한 구석에 잘 접어놓고 또 쓸데없는 잡념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어느 순간, 마음에 평안과 평화가 찾아옵니다. 벌써 10분이 지나있습니다. 제 마음에는 여유가 가득 차있고 상쾌합니다. 일상생활의 스트레스도 줄어듭니다.
3. 성취감으로 자신감이 생긴다.
요가는 남과 경쟁하지 않고 나와의 대면을 통해 성장합니다. 수련을 하다 보면 요가 동작들이 어느 날까지 안되다가, 어느 날부터 장난처럼 되기 시작합니다. 신기하죠? 마치 제가 몇 달 동안 깨지 못했던 게임의 판을 깬 느낌, 마치 레벨업을 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 희열은 엄청납니다. 그로 인해 새로운 목표가 다시 생깁니다. 또 오랫동안 깨지 못하고 있다가, 또 한 계단 올라섭니다. 한 동작 한 동작 천천히 수련을 높여가다 보면, 성취하고 다시 목표를 세우는 긍정적 선순환 구조의 반복이 제 안에 생깁니다.
어느 날부터 장난처럼 그 동작이 되었던 성취는 사실 오랜 시간과 노력의 결과입니다. 선순환 구조가 반복되면 될수록, 우리는 천천히,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가다 보면 언젠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 믿음이 자신감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생활에서 힘든 일을 마주할 때도 적용되는 메커니즘입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난 할 수 있어, 난 성공할 거야, 나 성취했잖아. 그 어려운 동작도 결국 해내고야 말았는데, 이거 못할 거 없지!
3개월 차에 성공한 머리서기 자세. 6개월 차인 지금은 1분 넘게 이 자세를 유지합니다.
4. 부상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
잘 다치는 부위들이 튼튼해집니다. 발목, 손목 등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지만 약한 부위들이 있는데요. 남자들이 많이 즐기는 운동인 농구나 축구 등을 하다 보면 발목을 삐거나 접질릴 때가 많습니다. 저도 초등학교 때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다가 발목을 심하게 삐어 인대가 늘어나 있습니다. 이렇듯 많은 스포츠들이 전신을 모두 사용하지 못하고 일부분만 사용하기 때문에 몸의 밸런스가 깨지기 쉽다고 합니다. 그래서 발목, 무릎, 허리, 손목 등의 부상을 많이 입게 됩니다. (남자 요가인 위보람 선생님 인터뷰 - 아래 링크 참고)
요가는 다치기 쉬운 약한 부위를 단련시켜, 부상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요가 동작들을 반복적으로 수련하면서, 잘 쓰지 않는 근육까지 단련시킵니다. 뿐만 아니라,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몸의 균형을 맞춰 부상을 예방합니다. 굽은 등이나 틀어진 골반 등을 바로 잡아, 거친 운동을 할 때에도 몸이 다치지 않게 되고 장기적으로 치료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요가를 하다 보면 자신의 몸의 상태를 잘 살필 수 있게 됩니다. 자기 몸의 어디가 안 좋은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바디 컨디션을 고려하여 요가 동작과 강도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상태가 안 좋을 경우에는 무리하지 않고 치유에 좋은 동작을 통해 몸을 수축시키고 이완합니다. 운동을 좋아하는 빅뱅의 태양은 요가를 하고 나서 몸이 유연해지고, 속근육이 발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신체의 밸런스가 맞춰져 몸의 통증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프로레슬러 다이아몬드 댈러스 페이지(DDP)는 본인이 부상으로 힘들어했을 때 부인의 추천으로 요가를 시작했습니다. 요가로 치유의 효과를 많이 본 뒤에는 근육을 많이 사용하는 본인만의 요가를 고안하여, 프로레슬러나 이종격투기 선수에게 요가를 전도하고 있습니다. 프로레슬링계의 화타라고 불리기도 합니다.(DDP Yoga - 아래 홈페이지 링크 참고)
사람들은 자기가 보거나 듣지 못한 것, 해보지 못했던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신기해합니다. 제가 요가를 한다고 많은 분이 놀라시는 것을 보면, 요가하는 남자도 아직까지는 신기한가 봅니다. 요가의 발생지인 인도에서는 요가 선생님이 대부분 남자입니다. 현대 요가를 집대성한 스승 크리쉬나마차리아 (Krishnamacharya), 그의 제자들, 요가를 세계에 전파한 하타요가의 구루 B.K.S 아이옝가 (B.K.S Iyengar)와 아쉬탕가 요가의 구루 파타비 조이스 (Pattabhi Jois) 모두 남자들이었습니다.
현대 요가의 큰 스승 크리쉬나마차리아, B.K.S 아이옝가, 파타비 조이스 (왼쪽부터)
하지만 한국에서 요가는 ‘여자의 운동’이라는 편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요가를 6개월 했다고 하면 '남자가 요가?'라고 호기심을 갖고 이것저것 물어보십니다. 어떻게 요가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요가하면 좋은 점이 뭔지, 민망하지 않으냐 등 남자분들은 신기해서 계속 물어보시고, 여자분들은 자기도 요가를 해보셨다며 어떻냐고 물어보십니다. 운동에 관심 있는 여자분들은 대부분 요가를 경험해보셨다고 하셨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 정도로 요가는 대화의 좋은 소재가 됩니다. 회사, 학교 후배, 새롭게 만나는 분들과도 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더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제게 요가는 좋은 커뮤니케이션 도구이기도 합니다.
제가 6개월 동안 요가를 하면서 느꼈던 좋은 점, 특히 남자 입장에서 요가를 하면 좋은 5가지 이유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글을 많은 남자분들이 보시고, 또는 여자분들이 보시고 주위 남자분들께 추천하셔서, 더 많은 남자분 들이 요가에 입문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혹시 요가에 대해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편하게 의견 남겨주세요. 모르는 내용도 선생님을 통해 공부하여 답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