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산등성이를 넘어야 한다. 오르막과 내리막은 계속 된다.
아쉬탕가 요가, 한 시간 반 가량의 시퀀스 중에 내가 가장 힘들어하는 두 동작이 있다. 첫 번째는 우티타 하스타 파당구쉬타사나, 두 번째는 우르드바 다누라아사나 동작이다. 20분 정도 하다 보면 첫 번째 동작을 만나게 된다. 그전까지 압박감에 쌓여 있다가 그 산을 겨우 겨우 넘는다.
힘들었지만 이내 한 숨을 돌리고 어영부영 다른 동작들을 이어 나간다. 두 번째 힘든 동작을 마주할 때는 두려움이 먼저 느껴지고, 그다음 또 이걸 내가 해야 하나 싶은 내적 갈등을 강하게 느낀다. 하지만 마지막 산등성이만 넘으면 내리막길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조금 더 힘을 내어 이겨내어 버린다.
내가 서있는 곳부터 목적지까지 그냥 평지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세상은 그렇지 않다. 울퉁불퉁, 높낮이도 제각각이다. 평지가 좀 나오는 듯싶더니 그새 내가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다. 또 내리막길, 오르막길, 정신없이 올라갔다가 내려간다.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면 힘들지만 계속 오르막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다시 내리막이 시작될 것을 느낌적 느낌으로 우린 알고 있다. 그래서 오르막길을 걸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많은 것들이 그렇다. 그걸 하면 좋은 걸 알고 저걸 하면 안 좋은 걸 안다. 하지만 좋은 것보다 안 좋은 게 더 편하고 쉽기 때문에 안 좋은 걸 택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산등성이를 넘어야 한다. 새로운 산등성이가 다시 나타날 테지만, 그 뒤에는 다시 내리막길이 있다. 인생은 고통과 행복의 연속이다. 그래도 즐기면서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