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전호준'의 요가 이야기
저와 글쓰기 모임으로 인연이 있던 뮤지컬 배우 '전호준' 님의 요가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이태원에 살고 있는
뮤지컬 배우 전호준입니다.
취미는 독서와 글쓰기,
요가와 필라테스입니다.
반가워요!
처음 요가를 접한 것은 대학의 교양 수업이었어요. 사실 그때는 큰 흥미를 못 느꼈었는데요. 그때는 아마도 요가를 심신단련을 하는 운동이 아닌 수업의 하나로만 생각해서 흥미를 못 느낀 거 같아요. 그리고 시험도 봐야 하고요. 다시 요가를 접하건 부상 후 재활 때였어요. 제 직업은 뮤지컬 배우인데요. 2016년에 ‘맘마미아’라는 공연 중에 십자 인대가 끊어지면서 공연을 하차하게 되었거든요. 수술 후 재활을 위한 운동을 찾게 되었는데요. 그때 요가와 필라테스를 해볼까 결심하면서 요가와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사실 전 크로스핏이라는 운동을 했었는데, 재활치료를 하며 하기엔 너무 격한 운동이어서 재활 기간에 할 수 있는 다른 운동이 필요했었거든요. 주위에서 요가가 재활 치료에 효과적이다라는 말을 여러 번 듣고 다시금 요가에 눈을 돌리게 되었어요. 요가 스튜디오에 가서 빈야사 수업을 들었는데요. 요가를 하면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호흡이 에너지가 흐르는 느낌이었어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 하는 것을 의식하면서 동작을 하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빈야사라는 말이 ‘흐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너무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흐름이었어요. 그 느낌이 좋아서 계속 수업을 듣게 되었어요.
사실 부상을 당했을 즈음에 ‘맘마미아’라는 좋은 작품을 하고 있었고, 앞으로의 일 년 계획이 이미 세워진 상태였어요. 좋아하는 작품에서 하차를 했다는 것, 그리고 너무 하고 싶었던 배역을 맡았는데 공연을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 정말 힘들었어요. 기대하고 있었던 여러 계획들을 다 취소되었죠. 멘탈 붕괴라는 말이 현실화가 된 거죠. 현실이 자각되자 ‘아. 이러다 내가 배우를 그만둬야 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까지 했어요. 수술 후 재활 기간에 누군가가 책을 추천해 주셨는데, 그걸 계기로 독서와 글쓰기를 자연스레 접하게 되었고 멘탈 회복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리고 요가와 필라테스는 부상 회복에 큰 도움이 되었고요. 지금은 공연도 계속하고, 필라테스 강사로 활동할 정도로 잘 회복이 되었어요.
저는 원래 신나고 힘차게 하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라 ‘크로스핏’이라는 운동을 주로 했었어요. 주 4회를 할 정도로 열심히 했었어요. 그 극한까지 몰고 가는 그 느낌 너무 좋아요. 그리고 웨이트도 가끔 했었고요. 필라테스는 원래도 좀 궁금했던 운동이었는데, 부상 후 재활 치료를 하면서 실제로 경험해보게 되었어요. 하면 할수록 내 몸을 알게 되는 좋은 운동이어서 관심이 더 생기더라고요. 보이지 않는 근육을 훈련하고 자세 교정을 하고 재활을 한다는 점이 저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이게 느껴졌어요. 좀 더 깊게 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연이 없는 틈을 타서 필라테스 강사 자격증에 도전하게 되었어요. 6개월 동안 매트 필라테스부터 기구 필라테스까지 공부하게 되었어요. 결국 강사 자격증을 따고 지금은 실제로 필라테스를 가르치고 있어요. 부상에서 회복 후 헬스 트레이너 자격증도 취득했고요. 또 현재는 클래식 필라테스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하나 더, 지금은 웰니스를 지향하는 넉아웃 글로벌(이하 넉아웃)엔 제가 댄스 카디오 코치로도 있는데요. 넉아웃에선 코치를 라이프쉐이퍼 라고 부를 정도로 회원님들의 웰니스에 큰 관심이 있는데요. 전 넉아웃에서 댄스와 운동을 접목시킨 Beat FIT이라는 클래스를 하고 있어요, 댄스의 장르가 좀 다양한데, 힙합, 재즈, 현대무용 등 그리고 운동도 웨이트 트레이닝, 서킷 트레이닝, 매트 필라테스 등등. 그래서 회원님들은 오늘 내가 무얼 배울지 모르고 오세요. 운동 강도가 약하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글쎄요. 한번 경험해보시면 좋겠네요.
남자가 요가하는 것에 대해 뭔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기는 한데, 제가 무용을 전공해서인지 저는 요가원에 들어서는 게 그렇게 어색하지는 않았어요. 무용학과는 기본적으로 여학생이 더 많거든요 그래서 크게 어색하다거나 민망하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또 몸 쓰는 걸 즐기다 보니 유연성도 나쁘지 않았고요. 그런데 사실 제가 좀 특별한 경우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런데 정작 제가 의문이 들었던 것은 요가원의 분위기였어요. 요가원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뭔가 너무 엄숙하다랄까? 요가는 자기 자신에 집중하는 게 맞지만, 혼자 집에서 수련하는 게 아닌 이상 같이 수련하는 사람들과 어느 정도 교류를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요가원에서 선생님, 회원 분들과 함께 수련을 하긴 하는데 친해질 기회가 없더라고요. 서로 잘 모르기 때문에 인사도 하기 어렵고요. 선생님, 회원 분들과 함께 에너지도 나누고 더 알아갈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 같이 클래스 듣는 사람들끼리 인사를 하게끔 만들어주시면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을까요? 요가원이 조금 더 밝고 재미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대학을 경영학과로 입학을 했어요. 우연히 뮤지컬 동호회를 하게 되었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조금 더 깊이 파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연극학과로 전과를 생각했어요. 연기 전공을 하려면 실기 특기 시험을 봐야 한다고 해서 춤과 무용을 추가로 배우게 되었는데, 무용 선생님께서 제 춤을 보시고는 ‘뮤지컬을 할 거면 무용학과 졸업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이다’라고 조언을 해주셔서 무용을 전공하게 되었어요. 신기하죠. 삶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할 수가 없어요.
공연도 호흡과 흐름이 중요하거든요. 요가 수련 때 숨을 의식해서 쉬다 보니 공연할 때의 호흡 또한 조금 더 자연스럽게 변했고, 효과적으로 몸을 쓰는데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방의 호흡도 의식할 수 있게 되면서 무대 위에서 사람들과의 에너지를 주고받는 걸 더 느낄 수 있었어요. 또한 공연 전 후로 웜업 또는 쿨다운을 하는데요. 그때 적당한 레벨로 빈야사 요가를 하면 땀도 나고 충분히 몸이 풀려서,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제가 쿨다운을 빈야사로 하고 있으면 동료 배우들이 하나둘씩 와서 함께해요.
요가 매트가 좁잖아요. 그 좁은 1평 공간에서 한 시간 가량 나에게 집중을 할 수 있는 게 신기해요. 나 자신이 호흡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거든요. 사실 우리는 평소에도 숨을 쉬고 있잖아요. 요가를 해보기 전에는 숨에 집중해 본 적이 별로 없어요. 하지만 요가를 하면 언제 숨을 들여 마셔야 하는지, 내쉬어야 하는지 의식적으로 느끼게 돼요. 자신의 내면에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그게 삶으로 흘러 들어가요. 노래할 때도 마찬가지고, 무대에서 공연을 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내 호흡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의 에너지도 느낄 수 있어요.
너무 조용하고 차분한 요가보다는 다이내믹한 빈야사 요가나 아쉬탕가 요가가 저에게 맞아요. 에너지가 느껴져요. 잔잔한 팝이나 요즘 노래에 맞춰 자세를 취하는 인사이드 요가도 좋아해요.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집중할 수 있어요. 명상도 되고요.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하는 아크로 요가도 종종 해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도전적인 자세들을 만들었을 때 신뢰감과 성취감이 쌓여서 즐겁고 좋더라고요.
도전적인 요가 자세들을 좋아해요. 헤드 스탠드나 암 발란스, 백 밴딩 같은 자세들이 그런 동작들인데, 사실 좀 쉽지는 않아요. 하지만 동작을 해냈을 때 성취감이 커서 계속 도전하게 돼요. 팔로 바닥을 지탱하고 물구나무를 선 채로 몸을 구부려 다리가 머리 쪽으로 오는 전갈 자세가 워너비 자세예요.
저는 뭐든 할 때 즐겁게 하는 것을 좋아해요. 제 삶에서 가장 큰 가치가 ‘재미’거든요. 요가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요가 갈 때 제가 입고 싶은 옷을 입으면 즐겁고 설레요. 제가 좋아하는 민소매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운동을 하면, 그날은 왠지 모르게 운동이 잘 되고 기분이 좋더라고요. 나마스떼.
요가는 몸 양쪽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서 좋아요. 대부분의 동작들이 오른쪽, 왼쪽 한 번씩 돌아가면서 하니까 밸런스 적인 부분에서 효과적일 수밖에 없죠. 그래서 자세 교정에도 많이 활용되는 것 같아요. 특히 견상 자세, 흔히들 다운 독 자세라고 하죠. 그 자세를 좋아해요. 온몸을 스트레칭할 수 있거든요. 상체의 어깨부터, 하체의 햄스트링까지 온몸의 반다가 작용하는 동작이에요. 저는 운동할 때 견상 자세를 30초에서 1분 이상 하고 종종 마무리를 하는데, 개운하고 좋아요.
*반다 : 우리 몸에서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통로를 잠그는 것으로, 호흡과 함께 할 때 에너지가 몸에 골고루 퍼진다.
단체 요가 클래스였어요. 선생님 말을 듣고 동작을 만들었는데, 사람들과 내가 만드는 동작의 방향이 다른 거예요. 저만 반대 방향으로 자세를 만들었는데 하필 고개가 한쪽 방향으로 향하는 동작이었어요. 모두 왼쪽을 보고 있는데 저만 오른쪽을 보고 있더라고요. 옆에 있는 분과 어쩔 수 없이 10초에서 15초 동안 마주 볼 수밖에 없었어요. 서로 미소 지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네요.
선생님들께서 수업하시기 전과 끝나고 해 주시는 말들이 좋아요. 아침이나 오전 수업에 가면, 어제 잘 주무셨는지, 몸 상태는 괜찮으신지 물어봐 주시고, 밤 시간 동안 재웠던 몸을 깨울 수 있는 동작들을 하시겠다며 수업을 시작하시고요. 끝나고 나면 부지런하게 나와서 나름대로 수련을 하여 몸을 깨웠으니 하루 동안 힘차게 지내보자고 말씀해주세요. 저녁 수업에 가면 수업하시기 전에 오늘 하루 어땠는지 물어봐 주시고요. 수련 후에는 오늘 땀을 내며 호흡했으니 편안한 저녁 되시라고 말씀을 해주십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듯해지고 내일 또 요가원에 와야 할 것 같고 그런 느낌이랄까요.
요가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다리를 찢거나 머리로 서야 하는 건 아니에요. 제가 생각했을 때 사실 요가는 좀 더 호흡에 가까운 것 같아요.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숨을 계속 쉬고 있지만, 어떻게 쉬고 있는지에 대해 집중해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평소에 쉬고 있는 숨과 호흡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이자 삶의 활력이 될 수 있는 도구예요. 꼭 경험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함께해요. 나마스떼.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 전호준 님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전호준 님의 Youtube
전호준 님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jeonhoju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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