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을 주는 박스는 무엇인가...?
차근차근 다시 생각해봅니다. 낙서도 해보고 글씨도 적어보았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피피는 택배를 받을 때 무엇을 하는가. 무슨 생각을 하고 박스를 열게 되는가. 피피는 언박싱을 했을때 입으로 혼자 소리를 내요. ‘짜짠~ ‘ 앗 그럼 박스를 열때 멜로디가 나오는건 어떨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면 케롤음악이 나오는 카드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럼 박스에도 멜로디 칩을 넣어 볼까? 박스를 개봉할때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하면 어떨까? 피피의 음악을 넣어서 들려주고 싶다?! 엉뚱한 아이디어가 또 다시 머릿속을 지나갑니다.
멜로디 칩이 어떻게 생겼는지 찾아보는데... 이럴수가 단순한 작업이 아니었네요! 칩을 그냥 붙이는 것이 아닌, 무언가를 연결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나중에 이건 스페셜 박스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멈추게 됩니다. 아쉽네요.
미술관을 가볼까?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진 않을까? 사무실에 앉아서만 하는 고민은 고민으로 끝나죠. 어서 또 나갑시다.
미술관에 도착했습니다. 합판에 매직펜으로 그린 이 작품은 마치 박스에 그린 낙서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네요.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쾌하기도 하면서 뭔가 무거워 보이는 저 선들의 힘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크라프트지 박스에 저런식으로 인쇄를 할까?도 고민합니다.
미술을 감상할 때에는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생각하면 된다고 했던 말이 기억이 납니다. (도슨트의 설명은 더 깊히 작품에 의도에 대해 알 수 있어요.) 주저리 주저리 저의 느낀점을 적어 보았어요.
오래된 TV속에 한 줄이 그어진 이 작품은 뭔가 모던한 라인 그래픽 같이 보이는 제 눈은, 계속 박스만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흑백의 사람들이 빼곡히 가득 차 있는 이 작품은 노란색의 네모 스크린이 눈에 확 보이면서 숨통을 터주는 느낌을 받았어요. 뭔가 노란 저 곳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세상이 있는것 처럼. 컬러의 대비감이 감정에 대해 표현을 해줄 수 있는것 같아요.
이렇게 여러가지의 선이나 색으로 감정이나 느낌을 표현 할 수 있기에 피피의 그래픽은 더욱 신중해 지네요. 너무 어렵게 돌아가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됩니다. 근데 뭐 내꺼니까 해보는거지 않겠어요? 피피의 꿈을 펼쳐 볼게요.
미술관에서 돌아와 생각해보니, 우리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말이죠... 아주 사소하고 일상적인것에서 부터 시작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너무 많은 장치와 너무 많은 이야기보다는 일상 속 단순한 경험을 통해서 영감을 얻는것을 알게 됩니다.
감동 받는 노래를 들을 때에도 생각해보면, 그 노래는 아주 사소하고 단순한 일상 속의 이야기에요. 이런 요소들이 피피의 마음에 공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아요.
단순한 박스에서 부터 시작하고! 간단하고 쉬운 커뮤니케이션!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집과 영감을 표현하기에 간단한 방식을 사용해야 겠어요.
집에서 영감을 얻는 다는것을 전달하기 위해, 집(Home)을 그려서 보여주는 방식(Illustration)도 있겠지만, 메세지(Typography) 그 자체로도 집이라는 것을 표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미술관의 작품처럼 어떤 글씨체를 사용하느냐, 어떤 굵기의 선에 따라서 감정이 느껴지듯이 말이죠. 글씨에서도 감정이나 메세지를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박스의 컬러도 고민을 하게 됩니다. 결정 할 것 투성이... 파자마의 컬러 자체가 여러가지 색이 많다보니 컬러감이 있는 박스 보다는 화이트나 그레이를 생각 하게 됐습니다.
화이트와 블루가 만나면 뭔가 시원하고 영해 보이는 느낌이 있는 반면에 그레이와 블루가 만나면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 할 수 있겠다 라는 방향이 잡히면서, 박스의 디자인을 진행중입니다.
2021년도 SS시즌(봄) 에 만나보실 수 있어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시간이 참 오래 걸리네요. 정말 많은 분들이 언제 오픈하냐고 물어봐주십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라벨은 옷의 마무리를 하는 역할이라고 해요. 옷의 이름표를 달아 주는 것 처럼 '피피의 옷이다' 라는 상징이죠. 어느 하나 고민을 하지 않는 것 없어 너무 어렵습니다.
"샘플이 나왓으니 일단 우리 스티커를 옷에 붙여보면서 느낌을 봐 볼까?" 일단 또 붙여봅니다.
라벨안에 파자마라는 단어를 넣는다는것이 좋을까? SIZE 표기를 메인 라벨안에 함께 넣어주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사이즈 라벨을 따로 만들어서 하단에 넣어줄까... 메인 라벨에는 피피의 이름만 간단히 넣는 것이 좋을까? 피피의 라벨은 어떤 것일까...
명품 브랜드들은 이름 하나로 심플하게 적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찬가지 방법으로, 피피라는 이름 하나로 라벨을 간단히 만드는 것이 우리를 더 잘 표현 할 수 있는 방법일까..? 정말 머리가 아픕니다. 샘플이 나왔다는 것이 끝난 게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주는 피피의 라벨과 박스를 모두 결정하여 발주하는 날 입니다. 고가의 상품이니 만큼,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상품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다음 글은 피피의 파자마 제품생산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부부가 창업하는것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들은 꼭 댓글 남겨주세요!
꼭 답변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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