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그 뒤로 우리 집에 놀러 오지 않는다
나는 열네 살이다.
친구가 집에 놀러 왔다.
친구와 나는 방에서 논다.
엄마는 외출 나갔다.
막내 동생은 자고 있다.
나와 친구는 놀다가 출출해져서 라면을 끓여 먹기로 한다.
부엌에서 라면을 먹고 빈 그릇은 싱크대에 올려 둔 채 다시 방으로 들어온다.
얼마 뒤,
집으로 돌아온 엄마의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는 화가 난 소리로 나를 부른다.
"너 빨리 이리로 안 와!"
나와 내 친구는 부엌으로 간다.
엄마 옆에는 막내 동생이 서 있다.
엄마는 나에게 라면을 끓여 먹었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대답한다.
동생은 안 끓여줬냐고 물어본다.
동생은 자고 있었다고 대답한다.
'짝~!'
엄마는 내 뺨을 후려갈긴다.
옆에 있던 친구는 마치 귀신을 본 것 마냥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엄마는 욕설을 퍼붓기 시작한다.
"싹수없는 년, 동생은 챙기지도 않고, 네 거지 같은 입만 입이냐? 어떻게 씨발년이 지 밖에 몰라."
동생은 우리가 먹다 남은 라면 찌꺼기를 먹으려 했다고 한다.
엄마는 그 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나는 동생이 잠에서 깨어났는지 몰랐다.
친구는 그 뒤로 우리 집에 놀러 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