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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성 Nov 02. 2022

<24주>, 네 번의 응시

<24주>(앤 조라 베라치드, 2016)



영화가 마칠 때까지 일어나는 네 번의 응시, 그녀는 눈길을 모아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본다. 질문과 혼란의 순간이자 쉬이 답하거나 선택하기 어려운 순간, 영화 속 그녀의 시선은 태연스레 카메라를 똑바로 향한다. 첫 시선에 움찔했다.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여 갈수록 그녀의 시선은 차갑게•야속하게•안타깝게 다채로워진다. 부풀고 뒤엉키는 감정, 인서트 숏이 여운을 주는 장치라면 주인공의 카메라 응시는 가슴팍을 파고드는 송곳 질문이다. 진솔한 이야기와 뒤섞인 영화 속 주인공이 보내는 응시로 질문과 혼란과 아픔은 고스란히 관객 몫으로 옮는다. 인생은 마치 희뿌연 안개 낀 산길을 더듬거리며 걷는 것,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의 아무 일 없음은 어쩌면 행복이 춤을 추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영화 <24주>는 군더더기 없이 현실을 찢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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