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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술 Mar 06. 2020

소반

전통 짜맞춤 소반

예전에 음식을 얹어 나르거나 방에 놓고 식탁으로 쓰는 상(床)의 종류를 소반(小盤)이라고 합니다. 소반에는 다리 모양새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지요. 다리가 하나뿐인 상은 “외다리 소반[獨脚盤, 單脚盤]”이라 하고, 다리가 셋인 것은 “삼각반(三脚盤)”이라 하며, 다리 모양이 개의 발같이 조각한 것은 “개다리소반[狗足盤]”이라 하고, 호랑이의 발같이 조각한 것은 “호족반(虎足盤)”이라 합니다.

또 말의 발같이 조각한 것은 “마족반(馬足盤)”이라 하고, 대나무 마디같이 조각한 것은 “죽절반(竹節盤)”이라 하며, 잔치 때에 쓰는 것으로 다리가 높은 상은 “고각상(高脚床)”이라 하지요. 또 소반의 판을 이리저리 돌릴 수 있게 만든 것은 “회전반(回轉盤)”이라 하고 소반에 붉은 칠을 한 것은 “주칠반(朱漆盤)”이라 하며, 판에 자개를 박은 것은 “자개상”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 소반이 관가로 출장 다니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공고상(公故床)이 그것인데 옛날 고관이 궁중이나 관가에서 숙직할 때 집의 노비들이 이 상에 음식을 얹어서 머리에 이고 날랐다고 하지요. 번(番) 곧 숙직이나 당직을 할 때 자기 집에서 차려 내오던 밥상이라 하여 “번상(番床)”, 바람구멍을 냈다고 하여 “풍혈상(風穴床)”이라고도 합니다.

양옆에 손을 잡을 수 있도록 구멍이 “亞” 자나 “만(卍)” 자로 된 뚫새김(투각) 무늬로 되어 있으며, 앞쪽에는 내다볼 수 있도록 구멍이 패어 있지요. 그래서 이 상은 머리에 이고 양쪽의 손잡이구멍을 붙잡고 앞을 바라보면서 걸어갈 수 있도록 한 소반입니다. 요즘이야 남편이 직장에서 숙직을 해도 아내가 공고상을 이고 나가는 일이 없으므로 박물관이나 가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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