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짜맞춤 소반
예전에 음식을 얹어 나르거나 방에 놓고 식탁으로 쓰는 상(床)의 종류를 소반(小盤)이라고 합니다. 소반에는 다리 모양새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지요. 다리가 하나뿐인 상은 “외다리 소반[獨脚盤, 單脚盤]”이라 하고, 다리가 셋인 것은 “삼각반(三脚盤)”이라 하며, 다리 모양이 개의 발같이 조각한 것은 “개다리소반[狗足盤]”이라 하고, 호랑이의 발같이 조각한 것은 “호족반(虎足盤)”이라 합니다.
또 말의 발같이 조각한 것은 “마족반(馬足盤)”이라 하고, 대나무 마디같이 조각한 것은 “죽절반(竹節盤)”이라 하며, 잔치 때에 쓰는 것으로 다리가 높은 상은 “고각상(高脚床)”이라 하지요. 또 소반의 판을 이리저리 돌릴 수 있게 만든 것은 “회전반(回轉盤)”이라 하고 소반에 붉은 칠을 한 것은 “주칠반(朱漆盤)”이라 하며, 판에 자개를 박은 것은 “자개상”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 소반이 관가로 출장 다니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공고상(公故床)이 그것인데 옛날 고관이 궁중이나 관가에서 숙직할 때 집의 노비들이 이 상에 음식을 얹어서 머리에 이고 날랐다고 하지요. 번(番) 곧 숙직이나 당직을 할 때 자기 집에서 차려 내오던 밥상이라 하여 “번상(番床)”, 바람구멍을 냈다고 하여 “풍혈상(風穴床)”이라고도 합니다.
양옆에 손을 잡을 수 있도록 구멍이 “亞” 자나 “만(卍)” 자로 된 뚫새김(투각) 무늬로 되어 있으며, 앞쪽에는 내다볼 수 있도록 구멍이 패어 있지요. 그래서 이 상은 머리에 이고 양쪽의 손잡이구멍을 붙잡고 앞을 바라보면서 걸어갈 수 있도록 한 소반입니다. 요즘이야 남편이 직장에서 숙직을 해도 아내가 공고상을 이고 나가는 일이 없으므로 박물관이나 가야 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