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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술 Feb 16. 2021

압력솥이란 뭘까?

압력솥의 변천

압력솥이란 뭘까?

최초의 압력솥 - 다이제스터 (steam digester, 소화하는 것)

1672년, 프랑스의 젊은 과학자 드니 파팽(Denis Papin, 1647년~1712년경)은 영국의 과학자 로버트 보일(Robert Boyle, 1627년~1691년: 원소의 정의 '보일의 법칙' 등으 로 유명한 화학자· 물리학자)의 조수로 고용되었다.

1682년 4월 12일 오후 파팽은 다이제스터 왕립 학회 정기 토론회에서 자신의 새로운 발명품을 이용해손수 음식을 만들어 회원들에게 대접했다. 일명 새로운 조리기구를 이용한 요리 시식회인 셈이다.

이 새로운 조리기구는 파팽이 발명한 압력솥이다. 파팽은 자신이 발명한 이 압력솥을 다이제스터(steam digester, 소화하는 것)라고 불렀다.  참고로 1682년은 조선 숙종 8년이다. 파팽의 압력솥은 현재 가정에서 사용하는 압력솥과는 많이 다르지만 사용되는 원리가 발명된 것은 파팽의 다이제스터가 최초이다.

물이 끓는 온도, 곧 물의 끓는점 (비등점, 비점)은 압력이 커질수록 높아지는 현상에 착안해 파팽은 뚜껑이 있는 밀폐 용기로 압력이 높아질 때까지 수증기가 밖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게 압력솥을 만들었다.

압력솥은 외부 압력이 커지면 끓는점이 높아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압력 밥솥의 몸통과 뚜껑 사이에는 고무로 만든 가스킷이 있어 수증기가 새어 나가지 못하게 한다. 따라서 압력솥을 가열하면 압력솥 내부에 수증기의 양이 증가하면서 압력이 커지므로 물의 끓는점이 높아진다. 실제로 현재의 압력 밥솥은 1cm당 2kg의 압력을 받고 있는데, 이 압력은 대략 2기압 정도에 해당하며 물의 끓는점은 122도 까지 높아진다. 물의 끓는점이 올라가면 음식물이 보다 빨리 익게 되므로 조리 시간이 단축된다.이 때 안전 밸브는 수증기의 압력이 너무 높을 경우 위로 들어 올려저서 수증기를 밖으로 배출한다. 수증기가 배출되면 압력이 낮아져 안전 밸브는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게 된다.

이날 선보인 파팽의 압력솥 요리는 참석한 과학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에 파팽은 매주 월요일 오후 3시에  다이제스터 요리 시식회를 정기적으로 마련했다. 다이제스터는 과학적 도구로서의 용도가 컸다.








동시대 : 영국 왕실의 주문

찰스 2세(Charles 1630년~1685년)는 파팽의 압력솥에 흥미를 보여, 런던에 소재한  화이트 홀 White Hall)에 있는 자신의 실험실에 비치하기 위해 다이제스터를 주문하기도 했다.


200년 후 : 찰스 다윈의 감자

200년이 지난 어느 해에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 1809년~1882년, 생물학자, 진화론 주장)이 남반구를 항해하던 중 남아메리카의 멘도사(Mendoza)에 머물렀을 때, 서너 명의 동료와 같이 가 까운 산에 올라간 일이 있었다. 그들은 높은 산에서 감자를 삶아 허기를 달래려 했다. 하지만 끓는 물 속에 몇 시간이나 넣어 두었는데도 감자는 처음 넣었을 때와 마찬 가지로 단단했다. 다음 날 아침까지도 감자는 부드럽게 익지 않았다. 다원의 동료들은 감자가 익지 않는 것을 보며 불평을 해댔다. 그 순간 다윈은 높은 압력에서는 끓는점이 100보다 훨씬 높아져서 음식이 더 부드럽고 연해진다는 파팽의 디아제스퇴르를 떠올렸다. 다원은 그제야 그들에게 일어났던 불가해한 현상을 동료들에게 설명해 주었다. 다윈 일행들이 야영한 곳은 고도가 3,300m쯤 되는 곳으로, 식물도 매우 듬성 듬성 나 있었다. 그 곳은 상대적으로 압력이 높은 저지대보다 대기의 압력의 훨씬 더 낮은 곳이었다. 그래서 물은 낮은 온도에서 끓었고 감자가 계속 익지 않았던 것이다.

높은 압력과 열을 가해서, 재료의 맛과 향을 잃지 않고 빠르게 조리한다라는 컨셉을 가진 조리도구인 현대의 압력 솥은 언제부터 사용했을까?
 
 1927년 WMF의 Sicomatic

WMF는 1927년에 세계 최초로 압력솥인 시코매틱(Sicomatic)을 출시했다고 홈페이지(https://wmf.co.kr/WMF/brand/wmf_quality.php)에 기록해 놓고 있다. WMF 압력솥의 특징은 WMF가 개발한 크로마간 소재와 압력솥 손잡이, 3중 바닥 구조이다.

1927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고품질의 크로마칸 소재는 니켈 10%, 크롬을 18% 비율로 배합한 스테인리스 스틸이다. 크로마간은 녹이 잘 슬지 않고, 부식에 강하며 열전도율이 높다.  장시간 사용해도 빛나는 광택과 견고한 형태를 유지하며, 늘 새것처럼 깨끗한 상태에서 요리할 수 있다. 온도 변화에도 안정적이고, 식기에 음식 냄새가 잘 배지 않는 데다 씻기도 편하다.

WMF가 특히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쉽게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압력솥 손잡이다. 압력솥 손잡이 부분은 청결을 유지하기 힘든데, 탈부착 손잡이는 시간이 지나도 항상 위생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WMF의 조리기구 바닥에 쓰이는 '트랜스썸(Trans Therm)' 공법도 있다. 바닥을 크로마간과 알루미늄, 크롬 등 11㎜의 두꺼운 3중 구조로 만들어 제품을 충격에 잘 견디게 하고, 바닥에 열을 오랫동안 저장해 요리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도록 한 기술이다.




1953년 Fissler의 Vitavit

Fissler는 홈페이지 (https://fissler.co.kr/ )에 1953년에 비타빗(Vitavit)이라는 최초의 압력솥을 개발했다고 기록해 놓고  있다.  





1976년 풍년 압력솥
한국 풍년 압력솥은 1976년 한국 최초로 개발했다고 홈페이지(https://pn.co.kr/index.do)에 기록해 놓고 있다.




글, 사진 출처

케임브리지 과학사 / 아서 셧클리프 / 서해문집

음식으로 보는 미래과학 / 마티 조프슨 / 동아엠앤비

https://wmf.co.kr/WMF/brand/wmf_quality.php

https://fissler.co.kr/

https://pn.co.kr/index.do


日本炊飯協会
ごはんソムリエ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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