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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술 Sep 03. 2017

인류, 달걀을 훔치다

최고의 달걀 요리는?

계란 파동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못하는 계란은 도대체 현대 인류에게 어떤 식료일까?

달걀(문화어: 닭알[달갈]) 또는 계란(鷄卵)은 닭의 알이다. 달걀은 개체 하나에 하나의 세포로 구성이 된 단세포로 되어 있으며, 음식과 요리의 재료로 널리 사용된다. 달걀은 영양이 풍부하고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이 풍부하며, 노른자에는 비타민 A, 비타민 D, 비타민 E, 인, 칼슘 등이 포함되어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달걀을 '닭의알 - 닭이알 - 달걀'로 말이 진화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토박이말로 인정하고 있다. 1954년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는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대신하는 조선어 철자법을 제정함에 따라 현지 언어 사용에 맞추어 '달걀'을 '계란'으로 수정했다.

달걀은 대체적으로 노른자위(난황), 흰자위(난백), 껍데기(난각)로 이루어져 있다. 알 껍질은 주로 탄산칼슘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바깥으로부터 산소를 받아들여 안에서 호흡한 뒤 바깥으로 이산화탄소를 내보낼 수 있게 되어 있다. 알 껍질의 안쪽에는 얇은 세포막이 자리잡고 있다. 노른자위는 알끈(컬레이저)에 의해 알의 중심이 고정된다.


달걀의 단면도:
1. 알 껍데기(껍질)
2. 바깥 세포막(외피)
3. 안쪽 세포막(내피)
4. 알끈(컬레이저)
5. 바깥 세포막
6. 가운데 세포막
7. 난세포막 (난황막)
8. 팬더핵
9. 배아원반
10. 노른자위(난황)
11. 흰자위(알부민)
12. 내부 흰자위
13. 알끈(컬레이저)
14. 기실(공기방, 숨구멍)
15. 표피


흔히 "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 는 물음을 하곤 한다. 원인과 결과의 인과를 따질 때 흔히 쓰는 비유이다. 2010년  영국의 과학자들이 닭이 먼저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후 인류를 오랫동안 괴롭혀 왔던 닭과 달걀의 선후 논쟁은 끝이 났다.


CBS 방송은 2010년 7월 14일 인터넷 판 뉴스에서 “Chicken Came Before the Egg: ‘Scientific Proof’”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 오랫동안 미스터리로 남아 있던 인류의 숙제가 영국 과학자들에 의해 드디어 풀리게 됐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해결사는 영국 셰필드(Sheffield) 대학과 워윅(Warwick) 대학의 공동 연구팀이다. 그들은 계란 껍데기의 형성과정을 열심히 관찰하고 숙고한 끝에 이러한 과학적 증명을 이끌어 냈다.


계란 껍데기 단백질 성분은 닭의 난소에도 있으며 또한 이 단백질이 닭의 난소에서 발견된 성분과 동일하다는 것도 밝혀냈다. 다시 말해서 닭의 난소에서 발견된 오보클레디딘 단백질 성분이 있어야만 계란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달걀껍데기는 나중에 병아리가 될 노른자를 보호하는 ‘집’이다.

연구팀은 이 OC-17 단백질 성분이 탄산칼슘(calcium carbonate)을 방해석 결정체(calcite crystals)로 바꿔 계란 껍데기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닭의 난소가 없이는 계란이 형성될 수 없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닭이 먼저라는 이야기다.

이 연구를 이끈 셰필드 대학 재료공학과 콜린 프리먼(Colin Freeman) 교수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달걀이 먼저 생겼을 것이라고 생각해왔지만 마침내 닭이 먼저라는 것을 보여주는 과학적인 증거가 나왔다”고 설명하면서 “이 단백질 성분이 계란 형성과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예전에도 확인된 바 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서야 비로서 이 성분이 어떻게 계란 형성과정에 작용하는지를 밝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의 증명의 중심인 달걀의 역사를 살펴보자. 중국에서 인조 달걀을 제조, 생산하기 전까지는 아니 비건 달걀 프라이가 제품화 되기 전까지 달걀은 완전한 천연식품이었다. 인류가 농사를 짓기 시작한 지 수 천년 전부터 달걀은 인류의 식량이었다.

신석기시대에 중국, 인도, 태국의 농부들이 멧닭을 가축화하여 산란용 닭을 카우기 전까지 인류는 가축의 둥지에서 훔친 알을 먹었을 것이다. 고대 이집트 유적으로 추정한 양계의 기원은 적어도 기원전 1,400년 이후로 보인다.

로마인의 공작의 알을 즐겨 먹었고, 중국인들은 재와 소금으로 감싸 저장한 비둘기 알을, 고대 그리스인은 메추리 알을 즐겨 먹었다.  무덤도 타조 알로 장식했던 페니키아인은 타조 알을 즐겼다. 오랫동안 인류는 무슨 알이든 가리지 않고 먹었는데, 그 중에는 거북이 알과 악어 알도 있었다. 인류는 알의 형태를 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알을 먹었지만 날 것인 채로 먹지는 않았다.

알의 조리법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양했다. 고대 이집트인의 완숙, 반숙, 프라이, 커스타드, 수플레 등의 다양한 형태로 알을 요리해 먹었다. 심지어 빵에도 넣어 먹었다.

알의 노른자와 흰자는 만능 요리 재료였다. 고대 이집트 의학은 고도로 발달했지만 때로는 근거 없는 미신적 요소도 섞여 있었다. 예를 들어 타조 알은 인간의 두개골과 비슷한 모양이라서 두개골을 환자에게 처방되기도 했다.

로마의 저술가 아피키우스  Acipius 는 고대 이탈리아 반도의 요리를 집대성했다. 그 가운데 달걀을 재료로한 조리법은 현대인에게도 낯설지 않다.

솜털처럼 가벼운 달걀 물을 만들려면 달걀 4개를 우유 300g, 기름 28g과 함께 잘 섞는다. 기름을 조금 달군 팬에 섞어 좋은 달걀물을 천천히 부은 후 끓지 않게 데워준다. 부플때까지 오븐 안에 두었다가 한쪽 면이 익으면 뒤집어서 접시에 담아 한 번 접어준  다음 꿀과 후추를 뿌려 낸다.

아피키우스의 달걀 요리와 비슷한 중세 유럽의 달걀 요리에는 꿀 대신 다진 향채를 고명으로 올려 먹었다. 이 달걀 요리는 16세기 프랑스에서 오믈렛으로 알려졌다. 당시의 오믈렛은 미각을 자극하는 향채인 생강과 치즈, 버터를 잔뜩 써서 조리했다.

프랑스의 오믈렛은 영국의 달걀 조리법이 변형된 형태이다. 영국의 흔한 달걀 조리법은 뜨거운 재에 넣어 익히거나 끓는 물에 익히는 수란 또는 베이컨과 같이 부쳐먹는 조리법이 일반적이었다.

아침 식탁에 오르는 계란 반숙은 현대 인류의 습관적 요리중 하나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햄프턴 크리크 푸즈(Hampton Creek Foods)가 연구하고 개발한 특수한 인조 계란이 2014년부터 미국 각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 회사의 창립자 겸 CEO인 조쉬 테트릭(Josh Tetrick)은 이 ‘비욘드 에그‘(Beyond Egg)’의 재료는 주로 황두 등의 콩류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구성돼 있지만 계란 맛이 나기 때문에 계란을 대신하기에 충분하며 빵, 케이크, 마요네즈, 계란국수 등의 식품 제조 과정 중에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계란보다 인조계란의 경우에는 40% 이상의 원가 감소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에 있어서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인조계란제품은 미국 전역의 체인 슈퍼마켓 Whole Foods를 통해 현지시장에 진입했으며 맥도날드, KFC등의 그룹과도 협력을 꾀하고 있다. 2014년 연초에는 중국시장에도 진입한 바 있다.


어째 요즘 계란 파동은 인조 계란 산업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찜질방 구운 계란이나 추억의  간장 계란 비빔밥은 머지않아 일류 레스토랑에서나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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