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들이 알려준 두부, 세계인들이 먹다
신선들이 알려준 두부
‘팔공산 전설’은 두부 탄생 전설이다. 전설은 2,200여 년 전 한나라 회남왕 유안이 산에 올랐다가 8명의 신선을 만나게 되는데, 이들이 불로장생할 수 있는 비법으로 콩을 갈아 두유를 낸 다음 응고시켜 두부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는 것이다. 해서 두부는 신선들이 직접 알려준 음식이다.
두부를 처음 먹기 시작한 곳은 중국 남부 안후이성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말경에 들어온 것으로 추측한다. 일본에는 우리와의 교류를 통해 임진왜란 무렵 두부 제조법이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 두부가 등장하는 문헌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고려 말 성리학자 이색의 <목은집>이다. “나물국 오래 먹어 맛을 잃었는데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워주네. 이 없는 이 먹기 좋고 늙은 몸 양생에 더없이 알맞아라. …양락(치즈)은 북방 되놈 생각케 한다. 이 땅에서는 두부가 좋다 하고…”라는 구절이 있다.
중국인은 아침에 밥 대신 두부
한 . 중.일의 두부 제조 방식과 완성된 두부의 맛, 모양, 질감은 서로 비슷하지만 즐기는 방법에는 조금 차이가 있다. 우리는 두부의 맛과 모양을 원형 그대로 유지해 주로 찌개에 넣거나 기름에 부쳐 먹다. 중국은 누르고 볶고 찌고 말리고 발효시키는 등 그 조리법이 무궁무진하다. 일본은 부드럽고 콩 맛이 진한 생식용 두부가 주를 이룬다.
세 나라 중 일인당 두부 소비량이 가장 많은 건 중국이다. 다음은 일본, 우리나라 순이다. 아침식사를 주로 밖에서 해결하는 중국 사람들은 아침에 밥 대신 두부를 즐겨 먹는다. 동네 식당에 가면 무려 50여 가지가 넘는 두부 요리가 메뉴판에 빼곡히 적혀 있을 정도다.
일본은 지역마다 고유의 제조법으로 만든 지역 특산 두부가 많다. 길게는 8대, 짧게는 3, 4대 동안 이어온 두부집이 흔할 만큼 두부 사랑이 깊다. 일본의 두부는 10대 식자재 수출 목록 중 하나다. 두부의 서양식 이름인 ‘토푸’(Tofu)는 두부의 일본식 발음이다.
세계인의 두부
아시아 몇몇 나라에서만 먹던 두부는 이제 미국, 캐나다를 비롯해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익숙한 식품이 되었다.
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친환경 식품 전문 매장인 홀푸드 마켓 두부 코너에 가면 양념을 해 구운 두부, 훈제한 두부, 샌드위치나 샐러드에 넣는 두부, 빵이나 크래커에 발라먹을 수 있는 크림 두부 등 다채로운 두부 제품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