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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본 Apr 24. 2020

심리상담을 받다

- 상담 예약

근 10년간 우울감으로 고생해 왔다. 심할때는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도 먹어봤지만, 혼자서 어떻게든 이겨내볼라고 여행도 다니고 책도 읽고, 심리학 공부도 하며 버텨왔는데. 최근 사업 실패 - 정확히 말하자면 사기를 당하고 - 모든 것을 잃고 주저 앉은 후 쉽게 다시 일어서지를 못해 고민고민하다 심리 상담 센터를 방문했다. 사실, 빈털털이가 되어서만은 아니다. 어릴 적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아서일까?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은 물론 건강한 남녀관계 형성에도 어려움을 겪어 왔고, 거기에 추락한 자신감, 낮은 자존감이 더해지니 그야말로 지랄이더라. 혼자서 버텨내는데 한계에 다다랗다. 그래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자 한 것이다. 


1년 가까이를 고민했다. 갈까 말까. 어느 날은 괜찮고, 또 어느 날은 안 괜찮고. 하루에 수십번도 왔다갔다 하다보니 갈까 말까만 1년을 고민했다. 내가 정상이 아닌 것 같은데 또 정상인 것 같고. 다 이렇게 사는 것 같은데 내가 나약해서 그런가 싶어서 쉽게 용기 낼 수 없었다. 잊고 싶었던 일들. 다시는 입밖에 내고 싶지 않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까지 모두 꺼내놓기가 두려웠다. 그럼에도 하나. 회피하려고만 한 기억을 딛고 일어서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더이상 미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예약을 했다.


보다 편한 카톡으로 예약했다. 심리 상담을 받고 싶다고 하니 어떤 고민으로 받고 싶냐고 한다. 머뭇거렸다.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평범한 고민이 아닐까? 싶기도 해서 비웃음 당할까봐 두려웠다. 정말 걱정을 사서한다. 


"낮은 자존감 및 어렸을 적 성적 피해에 대한 트라우마"


평범한 고민이 아니었나? 바로 상담이 가능하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 답톡 하나에 두려운 마음이 사라졌다. 바로 상담날을 잡았다. 오늘. 4월 24일 금요일.


입구에 들어서기 전까지 얼마나 두렵고 떨렸는지 모른다. 내 문제가 별거 아닌가? 싶기도 해서. 상담자께서 별거 아닌 일로 오셨네요. 라고 할까봐 또 걱정도 되었다. 그러나 모든것은 기우였다. (언제나그렇듯이) 오늘, 나는 첫회 상담을 마무리하고 추가 상담까지 예약하고 왔다.


과연, 나는 잘 이겨낼 수 있을까?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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