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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본 Nov 17. 2020

기록 일기 _ 16일차

never again

어제, 온 종일 수업준비를 마치고. 기분 좋은 마음으로 너무 달렸다. 그것도 혼자서. 취해서 잠들 때 만해도 기분이 좋았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역시 지옥이다. 매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나. 어릴때는 작정하고 다짐한 일은 반드시 지켜내던 나였는데, 언제부턴가 숱한 핑계거리를 앞세워 무엇하나 진득하니 이루어 내는 것이 없다. 그러지 않겠노라 다짐해도, 자꾸만 내 다짐을 흔들리게 하는 것. 그것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일 때문이다.


멀쩡한 상태로 출근을 해도, 어느 날은 인내심을 잘 컨트롤 하기도 하지만 또 어느 때는 - 오늘처럼, 인내심을 잃고 폭발하기도 한다. 마음을 다해 무언가를 더 해주고 가르치려 해도 어차피 애들은 받으려 하지 않는데, 학부모들은 이것저것 참견하며 뭘 더 해주기를 바란다. 이 간극 사이에서 난 계속 지쳐가고, 이런 일이 잦아지면 사실 학부모때문에 학생도 예쁘게만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스스로 열심히 하려는 아이들도 있다. 늦게 시작했지만 최선을 다해 가르치는 것 이상을 습득하려는 아이들도 있다. 사실, 이런 아이들때문에 겨우 연명하고 있는 선생의 삶이라 할 수 있겠다. 뭐, 대부분의 직장 생활이 다 비슷하겠지만...


다만, 평소처럼 넘길 수 있는 일도 있었는데 차마 인내심을 잃고 폭박할 것은, 나의 문제기도 하다. 어제, 그렇게 쳐 마시지 말았어야 했다. 1차에서 끝을 냈어야 했다. 술로 기분을 띄우기 보다, 더 건전한 것 - 예를 들어 운동과 같은 것으로 기분을 더욱 즐겁게 만들었어야 했다. 괜시리 컨디션 관리 잘못한 나의 실수로 나 자신만 피해를 보고 만 것이다. 그래서 이번엔 꼭 다짐해 본다. 부디 최소 작심 1달은 가기를 기도하면서, 이제 혼자서는 술 마시지 않기로 내 자신과 약속한다. 함께 마실 때는 조절이 가능한데, 왜 나는 혼자 마시면 카레이서처럼 미친듯이 달리는가 말이다! 그렇다고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금주'는 차마 양심상 선언을 못하겠고, 혼자 술 마시지 않기로 다짐해 본다. 그리고 보다 건전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컨디션을 관리하기로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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