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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본 Nov 16. 2020

우울

우울해지면 에너지가 급격히 떨어진다.

일하는 몇시간,

내안의 모든 에너지를 소진해버리고,

집에 돌아오면 방전 상태.

그런데도 뭔가를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다.


이대로 시간을 허비하고나면,

 날 위해서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

오직 일 만 하기위해 산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한다.


이렇게 살라고 그간 그렇게 열심히 달려온게 아닌데

일 만 하려고 그동안 발악하며 산게 아닌데

죽도록 열심히 공부한 이유는 이것만을 위해서가 아닌데


그러니 무언가 해야 해

어떤 의미있는 행위, 날 위한 유용한 어떤 것을 해야 해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 수없어

라며,

나를 채근한다.


이미 모든 걸 소화하고,

내겐 아주 작은 불씨조차 남아있지 않은데도 말이다.


몸은 너무도 정직하여,

내 이런 생각에 따라가주지 않는다.

무언가 하려 해도 마땅한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고,

뭐라도 할라하면 집중력을 잃고 생각대로 나아가지 못한다.


원하는 것도 딱히 없지만,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않는 상태에

결국 폭발하고만 나

짜증과 분노가 뒤섞여 하염없이 눈물만 나고,

어디서부터 고장난건지 답답하기만 하다.

아무도 알아주지않는 격정의 울음을 그치고,

겨우 지쳐 잠이 들고 나면

다음 날


같은 하루가 매일 반복된다.


거기, 누구 없나요?

미로의 길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이 지겨운 방황을 끝낼 수 있도록,

누가, 제발 나를 들여 올려줘요.


소리쳐도 들리지않을 목소리를 다시 삼키며,

또 다시 긴 밤을 맞이하는 나


우울의 덫은 그렇다.

답도 모른채 길을 잃고, 한 없이 같은 자리를 맴도는

미로 속에 갇힌 생쥐처럼,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시간을 흘려보내며

무의미한 일상을 반복하는 것

그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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