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하고 있는 거 맞죠

by 시크매력젤리

"제대로 하고 있는 거 맞죠?"

며칠 동안 여러 번 듣다 보니 소장의 이 물음이 왜 이리 귀에 거슬리는지 나도 모르게 되받아쳤다.

"소장님이 저를 못 미더워해서 자꾸 물어보는 거 알아요. 소장님이 저 싫어하는 것도 알고 있고요. 지금 제대로 하고 있어요."

하고 싶은 말 다하지 못했다. 나를 자꾸 똥멍청이로 생각하는 것 같아서 고분고분 대답만 하면 계속 무시당할 거라는 생각에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불쑥 튀어나왔다.


소장은 내 얘기를 듣고 우물쭈물 뒷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리고서는 시간이 흐른 뒤에 조용히 얘기했다.

"그게 아니라 노파심에 자꾸 물어본 거야."


사람에게는 인정욕구라는 게 있다. 어느 곳에서 누구에게나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인정받고 싶은 게 당연하다. 나 또한 인정욕구가 강한 사람이다. 상대방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고 첫인상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기도 한다. 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는 몸짓과 표정 말에서 고스란히 전해질 때 상처는 클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없는 게 사람이다. 굳이 몸부림치며 애쓰지 않아도 분류되고 정해져 버리는 아이러니한 게 인생이다. 그럼에도 시간은 그런대로 흘러간다는 걸. 떠날 사람은 떠나가도 올 사람은 또 온다는 것. 삶이란 그런 것 같다.


소장은 자신이 한 말을 자꾸 잊어버리는 건지 치매가 오고 있는 건지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말을 반복했다.

"제대로 하고 있는 거 맞죠?"

이 말을 반복해서 듣다 보니 '이 사람은 나를 진짜 싫어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확실해졌다.

물론 조립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물건이 제대로 만들어지고 있는지 노파심에 물어보는 말인 줄은 충분히 알고 있다.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반복적인 말. 스멀스멀 아지랑이 피워 오르듯 머리에서 스팀이 피어오를 것만 같다. 소장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개의치 않으려 한다. 스스로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라 여기니까 남이 해 주는 인정 따위 그냥 물 흘러가듯 흘려보내기로 했다. 그 사람도 나름대로 회사에서 위치와 책임감 때문에 그런 것이고 인성이 그것 밖에는 안 되는 사람이라 여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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