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은 다 지났을까
고통은 지나갔을까
사람들은 말한다
남편 잘 만났다고
결혼 잘했다고
속사정을 아는 건 여자뿐이다
술만 먹으면 칼날처럼 덤비는 더러운 말
여자 가슴에 꽂힌다
방음이 전혀 되지 않았던 빌라에서는
일층부터 남편의 헛기침 소리가 들린다
쿵쾅 계단을 오르는 신발소리에
여자의 심장은 함께 쿵쾅거린다
점점 조여 오는 숨구멍
헥헥 숨을 내질러본다
두려움이 다가온다
집안은 순식간에 살얼음판으로 변했다
깨어질 위기
소리 없는 정적 속에 썩은 술냄새와 더러운 입만이
열일하고 있는 밤은 더욱 깊어가고 있었다
여자는 다짐한다
어차피 삶이 지옥이라면
네가 있는 지옥에서 고통받느니
차라리
네가 없는 지옥에서 고통받는 게 낫겠다고
그녀는 매일 검은 옷을 입는다
검은 옷은 자식에게 대물림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