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향기를 좋아한다. 봄이면 잔잔한 아름다움을 품고 때로는 매혹적인 향기로 유혹하는 라일락을 곁에 두고 싶었다. 작년 봄에 라일락 미스김 화분을 하나 샀다. 올봄에도 나무가 크지는 않아서 향기는 조금 맴돌았다. 그럼에도 꽃이 피었을 땐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어준 꽃이었다. 꽃이 사람에게 이토록 위로가 될 수 있다니. 스스로 놀랐던 적이 있다.
자신의 일을 다 마치고 마른 꽃잎으로 떨어질 때면 아쉬움만 가득했던 걸 기억하고 있다. 그런 미스김 라일락이 6월에 두 송이 꽃봉오리가 올라왔다. 꽃이 피질 않는다. 꽃봉오리를 보면서 조마조마하다.
지금 미스김 라일락은 망설이고 있다. 자신이 과연 이 무더운 7월에 꽃을 피우는 게 맞는 선택인지 고민스러운 듯하다. 그런 아이를 하루에도 몇 번씩 햇볕이 가는 곳에 화분을 옮겨보기도 한다.
초록 잎을 만지작거리며 '꽃은 언제 피울 거야'물어본다. 답은 없다. 그저 습한 바람에 수줍은 듯 고개를 떨구는 아이처럼 살랑살랑 초록 잎만 흔들어댄다.
과연 7월에 피는 미스김 라일락 꽃을 볼 수 있을까?
우리 집에는 사시사철 빨간 꽃을 피우는 꽃기린 식물도 있다. 항상 꽃을 피우는 아이기에 별로 관심은 가지 않는다. 항상 꽃이 피어있는 꽃기린을 보면서 '그 자리에 있기에 사람은 항상 곁에서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는 자에게는 관심이 없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일 년에 정해진 시간만 꽃을 피우는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꽃을 보면서도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하는 생각. 항상 옆에 있는 사람에게는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고 사는 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