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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베리 Jun 01. 2022

자기주도적 행위, 그 중 최고는 요리

좋아하면 에피소드 | 내 모든 이야기는 글감이 된다

정갈하게 차린 밥상을 좋아한다. 반찬이 김치 하나여도 그릇에 내어두고, 프라이팬 하나에 재료를 모조리 넣고 한 음식이어도 그릇에 옮겨 담는다. 물론, 내가 만들지 못하는 대부분의 음식 중 하나가 며칠이고 떠오르거나 시간이 없을 땐 배달과 외식이라는 방법을 택한다. 기분 좋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을 땐 괜찮다. 다만, 내가 걱정하는 건 연이어 배달 어플로 도망칠때다.


요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대로   있는 행위다. 하고 싶은 음식을 떠올리다 지금과 가장 어울리는 걸로 정한다. 필요한 재료를 시장 혹은 마트/온라인 주문을 통해 구매한  다듬어 냉장고에 넣는다. 사용할 만큼의 재료, 적절한 도구로 레시피에 따르거나 혹은 마음대로 완성을 향해 간다. 준비한 그릇에 완성된 음식을 담고 곁들일 반찬 혹은 술이 있다면 더더욱 좋겠다. , 당연히 술도 어울리는 컵에 따른다. 시원하게 먹어야 한다면 컵에 물을 묻혀 냉동실에 잠깐 넣어두거나 얼음을 사용해도 좋겠다. (개인적으로  시원한  최고)


상상하니 기분 좋게 스트레칭하는 것 같다. 물리적인 상황이 따라주지 않아 꽤 오랜 시간 요리를 해 먹지 못했다. 어떤 날에는 요리하고 싶은 마음이 넘쳐흘러 절망에 빠진 적이 있었다. 어느 것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느꼈었으니까. 벗어나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역시 마음처럼 되는 일은 드물다. 지나고 나면 또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요리를 준비하고, 만들며 뒷정리하는 나를 꿈꾼다. 자꾸만 나를 가라앉게 하는 요인을 제거하거나 피하는데 능숙해지길 바라고 있다. 당장 할 수 있는 건, 더 알아보기 싫은 기분을 이기고 다음 장소로 향하는 것이다. 다시 짐을 싸서 들고 올라간 후 팔이 뻐근할지언정 그곳은 나를 주방으로 종종 이끌게 할 수도 있으니까. 주방을 들락거리면 쓰레기를 버려야 하고, 또 가끔 장을 봐야 하니 마트나 시장으로 향해야 한다. 든든하게 먹고 나면 산책과 달리기를 틈틈이 하겠지. 스트레칭도 부지런히 해야 아침을 가볍게 맞이할 수 있을 거다.


그래야 6월을 맞이해 신청한 온갖 갓생 프로그램에 가뿐히 뛰어들어 인증하는데 짜증이 덜 나겠지? 새해를 맞이할 때보다 더욱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 아, 6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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