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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베리 Apr 07. 2020

코로나 시대에 발견한 풍경

모두가 무사하기를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지도 두달이 지났다. 막연한 두려움을 느낀 시간을 지나 서로 거리를 유지하며 질서정연한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 사람과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어떤 공간을 방문하든 위생을 신경써야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배우고 접해야 하는 것들이 생겼다. 


도구의 발견

노션? 슬랙? 줌? 이름부터 너무 낯설었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했다. 오프라인 위주로 진행했던 커뮤니티도, 프리랜서 업무에서도 필요했다. 친구들이랑 했던 시간과는 달리 업무나 커뮤니티 활동을 위해서 사용하려니 낯설었다. 화면/음성을 켜고 끄는 것, 비교적 긴 미팅에 필요한 것들을 미리 챙기는 것 등 작은 것들을 파악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노션과 슬랙은 즉각적으로 소통하고 공유하는데 비교적 가볍게 해결할 수 있는 도구. 내가 개설하고 만들려면 참 머리아프지만 누군가 이미 만들어준 곳에서 내가 해당 채널을 오가며 활용하는 것은 참 괜찮은 일이다. 


온라인 소통

필요하면 화상미팅, 유선으로 설명하고 공유하면 되겠지만 시간이 든다. 서로 시간을 맞추는 일부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주로 '글'로 소통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러다보니 혹여나 오해가 생길까 더욱 정확하고 디테일하게 전달하기 위한 수고가 따른다. 물론, 오프라인에서 함께 합을 맞춰보았다면 이런 수고가 덜 들겠지만 코로나 시대가 더욱 길어진다면 단 한번도 대면하지 못한 채 온라인으로만 업무를 진행해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상 중요한 건 예나(?) 지금이나 결국 프로젝트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디테일. 


이전 일상에 대한 그리움? 더 나음?

수시로 손을 씻고, 사람 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풍경은 마음에 쏙 든다. 얼마 전, 병원에 서류를 떼러 간 적이 있는데 세상 태어나 그렇게 질서정연하고 조용한 접수창구는 처음이었다. 은행에서도 그랬다. 공원과 테이크 아웃하러 간 식당에서도. 당연히 그리운 것들도 있다. 친구들 여럿이 모여 맛있는 걸 먹는 일, 여행가는 일,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일. 특히, 주말 중 하루는 온종일 괜찮은 카페나 공간에 가서 시간을 보내고는 했는데 그런 일이 어려워지니 아쉽다. 


비로소 발견한 것들

벚꽃. 올해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벚꽃을 비롯해 봄꽃들이 풍성하게 피어났다. 답답함을 덜어내려 동네 한 바퀴를 도는데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새소리도 들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조차 너무 소중하게 느껴진다. 오히려 벚꽃축제가 한창 벌어져 여기저기 돌아다녔을 때보다 더욱 많이 보고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요즘 주로 있는 부모님댁도 유독 쾌적하다. 주택이라 작은 화단이 있는 것도, 대문 안쪽까지는 마스크를 쓰지 않을 수 있는 게 이렇게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집안 곳곳을 둘러보고 청소하는 시간도 즐기게 되었다. 


상황이 낯설뿐이지 나는 굉장히 운이 좋은 편이라 삶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주변과의 접촉을 할 수 있는 한 줄일 수 있는 것도, 불가피한 외출을 안전하게 해낼 수 있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니까. 이런 시간을 활용해 어떤 날은 열심히 지내고 또 잘 쉬기도 하면서 코로나 시대가 끝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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