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모든 이들이 무사하길 바랄게요

빗물이 고이고 차오를 만한 곳을 살피고 들여다보길.

수도권 지역에 집중된 폭우로 교통이 마비되었고 상점과 주거지까지 초토화되었다. 길은 물론 지하철 역까지 물이 차오른 풍경은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다. 다음 날, 물에 잠긴 수도권 풍경을 기사로 접하던 중 '반지하'라는 키워드가 눈에 박혔다. 비로소 저녁이 되어서야 뉴스를 자세히 접했다.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 피할 수도 없었던 사람들의 소식. 누군가는 차를 잃었지만 누군가는 삶을 통째로 잃은 상황.

창 밖 넘어 보이는 풍경을 보며 하던 운동을 하지 못하겠다며 찍어 올린 사람이 있다면 동시에 문 밖으로 밀려든 물건들로 인해 빠져나가지 못하겠다며 다급히 가족에게 문자를 남긴 사람이 있다. 일상을 이어가다 보면 잊는다. 그러다 끼어든 재난은 그런 상황을 보게 한다. 이번 주 느낄 습함, 출퇴근 같은 것들을 걱정했지만 누군가는 당장 살아갈 수 있을지를 걱정한다. 착잡하다. 

비가 잦아들자마자 혼자 사시는 할머니 집에 오가던 한 요양사가 부리나케 달려왔다. 연락이 되지 않아 바로 찾아온 것이다. 집주인 쪽에서 할머니를 다른 곳에 모셨다고 한다. 다행이다. 하지만 할머니의 살림은 모두 구할 수 없게 되었다. 단지 목숨을 겨우 구했을 뿐이다. 누군가의 이웃인 한 아저씨는 참변을 당한 집의 창문을 열지 못한 게 본인 탓이라고 했다. 더 많은 이웃들이 나와볼 수 있었다면 살았을 수도 있다고 했다. 

예고된 폭우였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상황에 대비할 수 없지만 빗물이 고일 낮은 곳을 미리 돌아볼 수 있지 않았을까. 긴급재난문자가 줄기차게 이어졌던 날 시장이 퇴근했다가 다시 출근했다는 소식을 속보로 듣고, 동네 주변이 난리가 나 어쩔 수 없다는 대통령의 말을 봤어야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