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베리 Aug 12. 2022

오늘도 시작은 푸른빛

쓰고 나면 에피소드 | 내 모든 이야기는 글감이 된다

시간 흐르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원래 시간은 이렇게 흘렀던가. 조금 있으면 아빠가 말하는 1년의 흐름도 이해할 수 있으려나. 아빠는 본인의 1년을 ‘으더워읏춰!’라고 정의한다. 꽤 오랜 시간 더워, 추워 이 두 느낌으로 말했고 그동안 난 부정했지.


하지만 요즘 내 일주일이 와 출근~ 엇 주말, 이런 식이다. 자잘한 할 일을 달력에 써두고 매일 확인하며 해치워서 그런 걸까. 자잘함이라면 블로그 포스팅, 매일 쓰는 브런치 글 같은 것들이다. 사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시간의 흐름을 가늠하기 위해 쓰기 시작한 브런치 글은 이미 습관이 됐다. 이 글을 올리고 나면 금요일 시작과 동시에 마무리하는 기분이 든다.


그렇다. 내게는 흐름을 인지하는 행위가 존재한다. 아침엔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최근 드라마 우영우를 보는 것 또한 그렇다. 시간 혹은 요일을 빠르게 감지해낸다. 뉴스레터를 읽는 오전, 생각나는 글감을 정리하거나 찜해둔 유튜브 보는 점심, 멍하니 음악 듣는 저녁, 운동하는 밤. 몸에 밴 행위를 하다 보면 어느새 밤. 기운이 좀 남으면 자기 직전의 시간까지 탈탈 털어 쓴다.


그렇게 하루, 일주일 단위로 시간이 성큼성큼 간다. 아직은 이 흐름이 지겹거나 아쉽지 않다. 시간이 가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건 내가 내 세상을 잘 누리고 있다는 신호니까. 오늘도 시작은 푸른빛이다. 두 발로 서 있는 세상에 대한 감각이 살아있다.

작가의 이전글 현대인은 고통을 즐깁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