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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베리 Apr 19. 2020

총선 당일의 풍경

소리를 지르거나 침묵하거나

지난 대선때였나. 가족끼리 처음 서로의 정치성향을 확인했을  모두 다른  확인하고 입을 닫았다. 보통 종교나 정치 이야기는 함부로 하는게 아니라고 배웠고 보통  이야기를 꺼냈을  항상 시끄러웠다. 감정이 상하고 그걸 서로 공유하는 것이 서툴렀기에. 어떻게 말해야  나은 것인지, 말하고 나서는 어떻게 수습해야할  모르겠으니까 말을 꺼내지 않는 방법을 선택했다.



오랜만에 총선 당일, 가족과 함께 했다. 나는 사전투표를 했고 엄마는 당일 , 아빠는 시간이 되지 않을  같다고 했다.  6 일해서 사전투표든 당일 투표든 매번 어렵다. 퇴근하자마자 들어와서 일이 바빴다고 하더니 저녁 먹을때 우리가 타박하자 바로 투표했다며 뿌듯해했다. () 하여튼 평소처럼 시답잖은 장난치며 넘기고 밥을 먹었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인지 개표 방송에 대한 집중도가 높았다. 오후6시가 넘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더더욱 나를 포함한 모두의 언성이 높아졌다. 듣다보니 비슷했다. 우리가 이런 적이 있었나?



스포츠 중계를  오래 보지 못한 탓인지 여느 국가대표 경기를 보는 것처럼 신나게 봤다. 아주 신기했던  왠만한 (당시)후보들의 출구조사 결과를 외우고 있는 아빠였다. 무엇보다 전라도에 출마한 후보들의 정치적인 역사는 꿰고 있었다. 아빠 말에 따르면 출구조사 결과와 맞지 않아 당시  흥미진진했다고. 방송을 보는 내내 나는 SNS 반응도 함께 확인했다. 가끔 재밌는 반응을 보면 아빠에게 말해줬는데  흥미로워했다. 심지어 개표방송을 보다가 맥주를 사왔고 자정을 넘긴 시점까지 높은 텐션을 유지했다.



아빠는 먼저 자러 들어갔고 남은 나는 새벽 3시까지 마음을 졸이며 접전 중인 지역을 확인했다. 친구들도 그랬다. 20대때는 정치 이야기를 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어른들을 보며  저러나 했는데 재밌다.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정치였고, 이런 방향이 맞지 않으면  힘든 것이었다. , 무조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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