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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베리 Sep 04. 2022

8월 5주차 #가을 #선선함 #하늘

아줌마나 이모 같은 호칭은 따스하고 정겹다. 하나 때로는 직장이란 조직이 지켜야 할 룰과 혜택에서, 예의에서 제외되기 쉽다. 우리가 엄마나 누나에게 그토록 못되게 굴었던 것처럼. 

이모는 노동자가 아니니까 그랬나


여러 변덕스러운 우연이, 지쳐버린 타인이, 그리고 누구보다 자신이 자신에게 모질게 굴 수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기 바랍니다. 나는 커서 어떻게 살까, 오래된 질문을 오늘부터의 매일이 대답해줍니다. 취업, 창업, 결혼, 육아, 교육, 승진, 은퇴, 노후 준비를 거쳐 어디 병원 그럴듯한 일인실에서 사망하기 위한 준비에 정신 팔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말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길 바랍니다.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친절하시길, 그리고 그 친절을 먼 미래의 우리에게 잘 전달해주길 바랍니다.

허준이 "1인 병실서 사망하는 준비에 정신 팔지 마라"


현재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다음은 뭐지?'라고 물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지세요.

I was a damn good wife, put my all into it. But then, at 44, dead husband, dead crops, and a little boy to take care of, and I had to stop and ask, "What's next?". To live in a tyranny of the current situation, and be brave enough to ask "What's next?"

드라마 <파트너 트랙> ep.2


- 말씀을 듣다 보니 대표님에게 책을 읽는 행위란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감정으로 표현해보자면 '두려움'입니다. 책을 읽을 때 자주 반성을 하는 편이에요. 제가 밖에서 나는 페미니스트고 동물권을 지지한다고, 그러니까 소위 요즘 사람들이 많이 지지하는 가치를 나도 지지한다고 말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느냐고 물으면 지금도 자신이 없어요. 책을 읽을 때마다 제 오류나 잘못된 생각을 자주 발견하죠. 그래서 책을 읽기 시작할 때면 무섭고 두려워요. 나의 부족한 면을 발견하는 게 망설여져요.


하지만 그걸 넘어서 읽기 시작하면 두려움이 용기로 바뀌는 것 같아요. 내 두려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용기, 나의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 어떻게 바꿀지 고민하는 용기가 생겨요. 모임에 참여하는 분들이 "전 진짜 잘 모르는데, 제 생각을 말해도 될까요?", "전 그냥 듣기만 할게요." 같은 말을 정말 많이 하시거든요. 저는 무조건 발언을 유도해요. 어쨌거나 책을 읽었다는 건 일단 두려움을 극복하고 한 걸음을 뗀 것이니 저는 그 사람이 이미 어떤 지점을 넘어섰다고 생각하거든요. 책을 읽은 것만으로 용기가 있는 사람이니 어떤 말이든 해달라고 말씀드려요.

함께 읽는 일로부터 변화를 꿈꾸다


말, 말, 말들이 내게 와서 꽂혔다.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피곤했다. 엄마 일동도 물론 지쳤겠지만.

고등학교를 안 가기 위해 이렇게 많은 인간들의 말 같잖은 잔소리에 얻어맞아야 한다는 건 코미디다.

'넌 아직 세상을 몰라' 따위의 쓰레기 같은 말을 하는 인간이야말로 끔찍하게 멍청하다.

내가 학교를 가느냐 마느냐에 대한 문제의 결정권이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분포되어 있다는 것은 나에 대한 엄청난 폭력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정작 그 당시에는 이와 같은 말을 단 한마디도 생각하지 못했다.


'나'들은 스스로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나'들은 스스로의 몸으로 삶을 알 수 있어야 한다.

'나'들은 스스로의 언어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나'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우리는 '나'들의 이야기를 인정해야 한다.

'나'들이 숨쉴 수 없는 사회,

'나'들이 깨달을 수 없고 성장할 수 없는 사회,

'우리'가 아닌 '당신'이 지배하는 사회...

이런 사회가 학교라면, 학교는 반드시 붕괴되어야 한다.

학교는 늙은 아버지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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