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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베리 Sep 05. 2022

도대체 나와 당신, 당신과 나

내 마음 이렇게 복잡하게 만든 사람 없어


그사이 나는 금쪽이와 부지런히 싸웠다. 아니, 일방적으로 화를 쏟아냈다. 17살의 나는 1 남짓 금쪽이에게 아무  하지 않았고, 그가 거실에 있는 컴퓨터 앞에 앉아있으면 흘겨보거나 문을 쾅쾅 닫아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대학에 갔을  금쪽이가 일해  버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금쪽이와 금쪽의 아내가 주는 용돈  금쪽이가 내게 주는  그동안 내가 고통받은 시간에 대한 보상이라고 여겼다. 금쪽이는 내가  화내는지 모른  시간을 보냈다.


 한번, 서울에 일하러  금쪽을 만나 그들의 회식 자리에  적이 있다. 금쪽은 본인 보다 어린 관리자에게  어떤 말을 들어도 아무렇지 않아 했고, 자리를 정리하는데 익숙해보였다. 무너질  없을  같은 금쪽의 자존심은 밖에 나와 일하는 동안 어떤 힘도 발휘하지 않았다.


저녁을 먹고 나와 얼거 같은 겨울 바람을 맞으며 혼자 집으로 향했다. 금쪽의 동료들은 딸을 바래다주지 않는 금쪽이의 모습을 신기하게 쳐다봤고, 나는 이상한 마음을 곱씹으며 버스를 탔다.   버스를 잘못  집에 겨우 도착해  얼굴과 발을 녹였다. 가만히 앉아 조금 울었던  같기도 하고. 울음을 참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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