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건 없을 줄 알면서도
실연의 아픔은 예상치 못했다.
죽을 때까지..
죽어서도..
영원을 약속하던 너의 말을
빛나던 순간에 눈이 멀어 철석같이 믿었더랬다.
까맣게 살이 타들어가도록 태양빛을 들이켜고 들이켜도
뜨거운 줄 몰랐던 여름
타인에게는 길고 지루했다던 그 여름에
서로는 서로에게서 갈증의 이유를 찾았다.
해소되지 못하는 갈증
조금씩 지쳐가던 날들
막연함이 불안이 되고
불안이 막연함이 되어
갈피조차 잡지 못할 때
마침내 찾았다던 너의 길 위에서
네가 보았던 건 무엇이었을까
희망이라 부르던 가슴속 동그란 덩어리 속엔
무엇이 들어있었던가.
그때 난 몰랐지만
그렇게 너는 한 뼘씩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감은 눈꺼풀 속에서도 이글거리는 태양에 경탄하던 나는
허상인 줄도 모르고 잡으려 애썼던 것들에 마음을 빼앗긴 채
혼자서 서성였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