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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미 May 26. 2021

인생은 타이밍이다!



어제 시어머니가 화이자 백신을 맞으셨다. 75 이상 고령층 대상이라 진즉에 접종하셨어야 하는데 백신 수급이 늦어져  달쯤 뒤로 날짜가 밀리셨다. 그래도 우리 가족 중에선 가장 먼저 접종하신 셈이다. 다음은 의경인 아들과 고사미 딸이 맞을 예정이고 나머지 가족들은 모두 일반 국민 접종  맞을 테니 하반기 마지막으로 맞게   같다. 정부가 나서서 백신 맞기를 독려하고 있지만 사실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다. 코로나 백신뿐만 아니라 모든 백신을 비롯한 약에는 부작용이 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이들이 어릴  필수 예방 접종인 DPT 맞을 시기였을 것이다. 예방 주사를 맞고 아이가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계속 사용하던 약임에도 해마다 그렇게 부작용 사례가 있었다. ‘혹시나  아이가..’ 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예방접종을 했었다. 오랜 기간 임상실험을 거쳐 많은 이들이 사용한 백신도 부작용이 있는데 급하게 만들어진, 짧은 임상실험을 거친 백신의 부작용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당연한 일이지만  일이 나에게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두려움이 앞선다.


오전에 시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어버이날 이후  통화였다. 코로나와 입시를 앞둔  때문에  번의 명절을 시댁에 가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요즘 시어머니는 오랜만의 전화에도 화를 내지 않으신다. 시어머니 심경에 어떤 변화가 왔는지는   없지만  입장에선 시어머니를 대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나는 이정도의 거리가 좋다. 아주 가깝지고 아주 멀지도 않은, 적당히 다가왔다 적당히 물러나는 거리가 좋다. 접종  올지 모르는 통증에 대비해 타이레놀을 사놓으셨나 묻고 보통 8시간 후에 두통이나 몸살처럼 열이 난다고 주워들은 이야기를 전해드렸다. 근처에 형님네가 계시지만 혼자 사는 이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밤에 아픈 것이 아닐까 싶어 미리 진통제를 챙겨 드시라 당부하고 전화를 끊었다.


저녁 무렵 다시 한번 전화를 드려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남편이 오전에 전화를 못 드렸다며 전화드려야겠다는 카톡이 왔다.

'그래? 당신이 한다고? 그럼 나는 내일 아침에 해야겠다.'

11시가 넘어 퇴근한 남편에게 물었다.

"어머니께 전화드렸어?"

"바빠서 깜빡했어."

순간 내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 ‘망했다. 타이밍을 놓쳤어.’

"당신이 한다고 해서 난 내일 아침에 드리려고 안 했는데. 전화 많이 받으실 것 같아서."

갑자기 남편이 짜증 섞인 말투로 쏘아붙이듯 말했다.

"전화 많이 오는 게 뭔 상관이야!"

전화를 좋아하지 않는  생각에는 당일 저녁에는 전화를 많이 받으실  같았다. 아침에 통화할  시어머니께서도 미리 맞은 사람들 말에 따르면 보건소에서 친절하게  번씩 전화로 괜찮은지, 주의할  무엇인지 확인을 한다고 하셨었다. 게다가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건데 남편과 내가 연달아 전화를 거는 경우 타이밍을  맞추어야 했다. 네가 먼저 해라는 식의 말은 하지 않지만 남편이 전화한  내가 전화를 하게 되면 시어머니의 목소리에서 싸늘함이 느껴졌다. 남편이 시켜서 한다고 생각하셔서일까? 짜증 섞인 남편의 말투에 나도 기분이 상했다.

‘누구 때문에 타이밍을 놓쳤는데..’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하는 말이 있다. 어디서 나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준비하고 있다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한다는 의미인 것 같다. 타이밍을 놓치면 작은 일이 큰일이 되기도 하고 사이가 멀어지기도 한다. 그럼을 알면서도 잘못을 인정할 타이밍을 놓쳐서, 사과할 타이밍을 놓쳐서, 칭찬할 타이밍을, 사랑한다 말할 타이밍을 놓쳐서 후회한다.

문득 내가 놓친 타이밍들은 나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겨져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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